김연철 사퇴에 野 "여론 의식한 꼬리자르기"

2020-06-17 18:01
"장관 한 사람 사퇴한다고 해결될 문제 아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남북관계 악화에 책임을 지고 사퇴를 표명한 가운데 야당에서는 “여론을 의식한 꼬리 자르기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17일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일촉즉발의 남북관계와 실효성이 다한 대북정책을 반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현재 한반도 상황은 장관 한 사람이 사퇴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민족끼리’의 환상으로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내몬 청와대 외교라인에 비하면 오히려 통일부 장관은 ‘손절’하기 쉬운 약한 고리 아닐까”라며 꼬집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김여정에 대한 유감 표명이 여론에 떠밀려서 하는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 아니라면 청와대는 대북정책 전환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김 장관의 사의표명에 대해 “안타까운 일”이라며 “사태가 이렇게 온 것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로 임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행동의 과도함, 통일부 장관 개인의 책임 표명을 떠나 남북관계가 이렇게까지 오게 된 데에는 대한민국 정부의 과감한 역할이 부족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불만이 노골적으로 커져가던 시기에 미국을 움직이려는 적극적 행동이 부족했다”며 “과감한 조치도 하지 못한 것이 오늘 북한의 과도한 행동을 불러온 하나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사의 표명을 마친 김연철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 표명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