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식시장 다수혐의 복합 불공정거래 증가

2020-05-17 12:33
70% 이상이 내부자 관여…코스닥 상장사 편중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등 다수 혐의가 합쳐진 복합 불공정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정거래 혐의 사건 중 내부자 또는 준내부자가 연루되고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에서 불공정거래가 늘어나는 비중이 갈수록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해 이상거래 심리 결과 120건의 불공정거래 혐의사건을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2018년(118건)과 유사한 수치다.

불공정거래 혐의 유형별로는 미공개정보 이용이 5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정거래(28건), 시세조종(20건), 보고의무 위반(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부정거래는 2018년보다 9건(47.4%) 증가했다. 반면 미공개정보 이용은 10건(14.9%) 줄었고 시세조종도 2건(9.1%) 감소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2개 이상의 혐의가 중첩되는 특징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다수 혐의가 중복된 복합 불공정거래 혐의 사건은 60건으로 2018년(53건)보다 13.2%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부정거래 사건 28건 중 시세조종이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가 중복된 사건이 22건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허위·과장 정보 유포를 통한 부정거래 과정에서 매수세 가속화를 위한 세세조종 또는 내부정보를 이용한 미공개정보 이용 등의 혐의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불공정거래 사건 중 70% 이상은 상장법인의 내부자 또는 준내부자가 연루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혐의 통보사건 120건 중 현물시장 주요 불공정거래 사건은 103건으로 이 중 회사 내부자나 준내부자가 주요 혐의자로 적발된 사건은 총 77건(74.8%)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73건(69.5%)보다 증가한 수치다.

거래소에 따르면 부정거래의 경우 모든 사건에서 회사 내부자가 관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혐의 사건 60건 중에서는 48건에서 내부자 또는 준내부자가 관여한 것으로 나타나 80% 비중을 차지했다.

불공정거래 대상기업 비중은 주로 코스닥 상장사로 조사됐다. 시장별 불공정거래 건수는 코스닥이 92건으로 76.7%를 차지했고 코스피가 16건(13.3%), 기타 12건(10%)으로 조사됐다. 코스닥의 경우 2018년 89건에서 늘었고 코스피는 26건에서 줄었다.

더불어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재무상태 또는 지배구조가 부실한 한계기업에서 혐의가 발생한 경우가 4분의 1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불공정거래 주요 혐의통보사건 103건 중 43건(43.7%)가 과거 3년간 불공정거래로 적발된 이력이 있는 기업이었다.

거래소는 신속대응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심리모델 정비 등으로 불공정거래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사냥형 정보 종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무자본 인수·합병(M&A)을 수반한 불공정거래를 신속하게 심리할 것"이라며 "금융상품 복잡화, 불공정거래 유형 지능화·다양화에 대응할 수 있는 선제적 심리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