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증권사 ELS 발행 축소 기조속 나홀로 '확대'

2020-05-11 06:00
"자체헤지 비중 낮아 가능"…ELS로 '라임사태'·獨 DLS 타격 만회 분석도

[그래픽=아주경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 해외지수 급락으로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을 대거 줄인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발행 종목 수와 규모를 대거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라임 사태'와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환매 연기 사태 등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은 신한금융투자가 ELS 발행 확대로 돌파구를 찾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의 올해 ELS(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 ELB 포함) 발행금액은 총 2조877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조2831억원)에 비해 26.01%(5939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는 ELS 발행 시장을 주도해 왔던 주요 증권사들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발행규모 1위인 삼성증권의 경우 발행금액은 지난해 4조2717억원에서 올해 3조4061억원으로 20.26% 줄였고, KB증권도 4조69억원에서 3조66억원으로 24.96% 감소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는 자체 헤지 비중이 타사에 비해 작은 만큼 ELS 발행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ELS 발행사의 헤지운용 방식은 자체 헤지와 외국계 증권사에 ELS 손실이나 이익을 모두 전가하는 '백투백(Back-to-back) 헤지'로 나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최근 ELS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통지)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에도 신한금융투자는 타 증권사에 비해 자체 헤지 비율이 낮아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라임 사태'와 독일 헤리티지 DLS 환매 연기로 자산관리(WM) 부문의 핵심인 금융상품 판매 부진이 불가피하자 ELS 발행을 늘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라임 사태로 사모펀드를 꺼리는 분위기에 대부분의 증권사가 사모형 ELS 발행을 줄인 상황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증시 하락에 공모형 발행도 줄였으나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공모형을 대거 늘렸다. 공모형 ELS 발행금액은 지난해 2조10억원에서 올해 2조6610억원으로 32.98% 늘어난 반면, 사모형 ELS 발행금액은 2821억원에서 2163억원으로 23.33%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가 WM 부문에 강점을 가진 증권사 중 하나로 꼽혀왔으나 라임사태와 독일 헤리티지 DLS 환매 연기 등으로 WM 부문에 타격을 입은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ELS 중에서도 공모형 발행을 공격적으로 늘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