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보험사, 실적 '효자'로…연말엔 '순이익 축소' 우려
2024-11-17 09:00
8개 지주 산하 보험사, 순이익 13.7%↑…해지율 0% 수렴에 실적↓
주요 금융지주 보험 계열사가 순이익 확대로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새 회계제도 ‘IFRS17’이 도입된 후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을 보험사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되면서 순이익이 늘었다. 다만 올해 말 결산부터 금융당국이 제지에 들어가며 실적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KB·신한·하나·NH농협) 산하 총 8개 보험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88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6561억원)보다 13.7% 증가한 수치다.
NH농협금융은 보험사 순이익 확대에 힘입어 3분기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2조3151억원)을 갈아치웠다. 보험 계열사인 NH농협손해보험이 3분기 누적 151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950억원)보다 59% 증가했다. NH농협생명도 같은 기간 1808억원에서 2478억원으로 37% 확대했다. 두 보험사의 총 순이익 성장률은 45%에 달한다. NH농협은행이 전년 대비 3.2% 성장한 것과 대비되는 숫자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보험 계열사가 그룹 전체 순이익 성장률을 웃돌았다. 두 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각각 3조9856억원, 3조225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38%, 8.31% 성장했다. 반면 신한라이프의 경우 누적 순이익 4671억원으로 9.2%, 하나생명은 241억원으로 42%의 성장률을 보였다.
보험 계열사가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건 지난해 도입한 새 회계제도 IFRS17 효과 덕분이다. 기존과 달리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해지율 등을 가정할 수 있게 된 것이 순이익 등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예컨대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을 높게 잡을수록 보험계약마진(CSM)을 부풀릴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내놓은 IFRS17 방침에 따라 올해 말 결산부터 대부분 보험사가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을 완납 시점 시 0%에 수렴하는 '원칙모형'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실적이 축소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대부분 보험사가 실적이 크게 성장했지만, 당국의 해지율 방침이 결산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