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電 전망] 개미들 주워담는 삼성전자 괜찮을까

2020-04-08 09:16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다. 최근 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로 돌아섰지만 개미들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은 주가가 반등세를 이어가자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증시 변동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버틸 여력이 없는 개미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8조원 넘게 삼성전자 '줍줍'한 개미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지난 3일까지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8조29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도 삼성전자였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금액은 7조4944억원에 달했다. 패시브 투자 비중이 큰 외국인 자금의 특성상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려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비중을 가장 먼저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외국인이 처분한 물량을 개인 투자자가 전부 받아내는 상황이 됐다.

1월 20일 이후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20.51% 하락했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는 5만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업계에서는 일부 사업 부문에선 코로나19 영향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도체 사업 선방이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내다본다.

잠정 실적이라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7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치를 소폭 웃도는 양호한 실적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생산 차질이 크게 없었고 재택근무, 영상회의 등이 늘면서 서버 투자가 확대가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동학개미운동의 중심에 있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삼성전자가 과거 위기 국면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편이 아니어서 단기 반등 강도는 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개미 투자 행렬 우려 목소리도

이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직 시장의 반등세가 시작됐다고 판단하기 이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이를 우려하는 주의의 목소리가 있었다. 현재 주식시장의 변동 흐름은 과거 금융위기 때와 다르다며, 빚을 내거나 필수 단기자금까지 동원하는 이른바 '묻지마식' 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얼마 전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애정과 주식시장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투자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러나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단순히 과거보다 주가가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묻지마식' 투자, 과도한 대출을 이용한 '레버리지 투자' 등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앞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강세를 장담할 순 없다며 신중한 반응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삼성전자 실적 호조가 우리나라 코스피 시장 전체에 긍정적이라고 말하기엔 아직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