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채상병 사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재소환

2024-04-29 11:10
수사 내용 축소·대통령실 개입 의혹 확인
지난 26일 이어 사흘 만에 2차 조사 진행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9일 오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위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핵심 피의자인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재소환했다.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29일 오전 유 관리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관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지난 26일 유 관리관을 불러 14시간 가까이 조사한 지 사흘 만이다.

유 관리관은 이날 공수처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을 향해 "오늘도 성실히 답변할 예정입니다"라고만 답했다. "이시원 비서관과 통화했나. 이 비서관이 먼저 전화했나", "기록 회수 당시 누구 지시로 경북경찰청과 통화했나" 등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7~8월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조사보고서에서) 빼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 상병 사건 수사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과정을 주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공수처는 대통령실 등 윗선의 개입 여부도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 관리관이 수사 자료를 회수한 당일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날 유 관리관을 상대로 이 비서관과 어떤 내용을 상의했는지, 누구의 지시로 경찰과 기록 회수를 협의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예정이다.

유 관리관에 대한 조사 후에는 박경훈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도 소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면서 해당 사건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