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IT공룡들] ② AI·클라우드 총동원... 기술·자금력으로 반격 개시

2020-03-31 08:02
이세돌과 붙은 AI '알파고' 개발한 딥마인드, 코로나19 구조 분석 나서
아마존, 연구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 "연구 성과 앞당길 것"

미국 IT 공룡들이 코로나19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각 사가 보유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자금력 등을 동원해 코로나19 예방과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구글은 코로나19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AI 기술 자회사 딥마인드는 코로나19의 단백질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 딥마인드는 2016년 3월 한국 유명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 대국을 벌여 화제가 된 바둑 AI ‘알파고’를 개발한 기업이다. 2014년 당시 딥마인드의 기술력을 눈여겨본 알파벳은 4억 달러(약 4521억원)를 들여 이 회사를 인수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딥마인드가 코로나19와 관련된 여러 단백질 구조 예측을 공개하기 위해 최신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며 "구조 예측을 통해 관련 연구를 가속하고 바이러스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은 생명공학 자회사 베일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을 진단하는 소형 온도 패치도 개발하고 있다. 발열 알림 기능이 담긴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구글은 검색 포털과 유튜브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한 가짜 정보가 유통되는 것도 방지하고 있다. 구글 분석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검색량이 1700% 이상 늘었다. 이에 구글은 허위정보에 대응하는 'SOS 경보' 패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공식 기관의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우선으로 제공하다. 한국에서도 코로나를 검색하면 공신력 있는 언론사의 관련 뉴스가 가장 먼저 제공된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사진=AFP/연합]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코로나19 진단 기술을 개발하는 고객사를 지원하고 있다. AWS의 ‘AWS 진단 개발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은 연구진이 자사의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고객사는 2000만 달러(약 244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분석 툴과 머신러닝 기술 등을 이용해 대규모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아마존은 자사의 기술이 연구 성과를 앞당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보를 볼 수 있는 자체 앱과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이 앱과 웹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권장하는 최신 지침을 안내한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감염 예방을 위한 행동들도 제공한다.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될 경우 간단한 질문과 답변으로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서비스도 담겼다.

애플은 CDC와 손잡고 아이폰을 이용하는 미국 입국자들에게 코로나19 최신 지침을 알림으로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코로나19 정보를 제공하는 AI 봇을 선보였다. ‘헬스케어 봇’이란 이름이 붙은 이 봇은 일선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질문에 대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개발됐다. 코로나19 증상, 위험요인, 예방수칙과 같은 정보를 제공해 의사나 간호사들이 환자 진료에 더 집중할 수 있다. 헬스케어 봇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 위에서 구동돼, 기업이나 기관들은 각자의 요구에 맞게 일부 기능을 수정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기관들의 코로나19 예방 광고에 비용을 받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측은 “WHO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원하는 만큼 무료 광고를 할 수 있다”며 “전 세계 보건 전문가들과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설명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최근 미국 백악관이 주도하는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에 합류하기도 했다.

IBM은 AI 솔루션 왓슨과 분석 툴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정보를 제공하는 무료 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IBM은 미국 최대 기상 채널인 웨더 채널 앱, 웨더닷컴 사이트, 온라인 대시보드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최신 정보를 제공한다. 기업이나 일반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정보에 접속할 수 있다. 이 무료 앱은 IBM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며, 왓슨을 사용해 WHO, 여러 국가, 주 정부, 지방 정부의 코로나19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마존 로고가 프린팅 된 택배 상자 [사진=로이터/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