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경제 쇼크] ③ 미국·유럽은 이제 시작되나… 경제 영향 '촉각'
2020-03-10 07:39
미국·이탈리아·프랑스 확진자 전일 대비 급증
진정세에 접어든 중국과 달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확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를 애써 외면해온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9일 기준 537명으로 전일 대비 324명이나 급증했다. 사망자도 21명으로 집계됐다.
중국과 일본(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포함),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동안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유럽은 다소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미국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전 세계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 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두됐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은 관망하는 자세 정도에 불과했다. 래리 커들로(Larry Kudlow)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위험성과 상황이 빠르게 변화할 수 있음을 이해한다"며 "미국 경제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 비관적인 예측도 제기됐다. 인수합병 전문 투자은행 에버코어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2분기와 3분기 미국 경제는 '제로 성장'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패닉과 유가 하락이 겹치면서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장 시작과 함께 7% 폭락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하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이미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북부 이탈리아에서는 주요 전시회들이 줄줄이 연기됐다. 세계 최대 가구박람회인 밀라노 가구전과 와인 박람회 '비니태리', 광학전시회(MIDO), 미용용품전시회(COSMOPROF)가 일정을 미뤘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전시산업은 약 600억 유로 규모로 연간 방문객은 2000만명에 달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시회를 찾는 해외 방문객이 많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이 6월까지 이어지면 연간 GDP는 0.4% 하락하고 일자리 6만 개가 사라질 위기다.
이탈리아 정부가 북부 이탈리아를 봉쇄하면서 관광대국 이미지도 실추될 우려가 있다. 이탈리아 경제지 '일 솔레 24 오레'에 따르면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부활절 기간 남부 나폴리의 예약률은 전년 대비 30% 감소했으며 해안 휴양도시는 60~70%까지 감소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의 관광산업은 전체 GDP의 12%를 차지한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 정부는 기금 조성을 통해 중소기업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대 7억5000만 유로(약 1조 원)까지 확보해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금융지원을 추진 중이다. 이탈리아 국영은행에서 관리하는 이탈리아 수출보험공사(SACE)를 통한 지원도 계획 중이다.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 내 확진자 규모 2위 국가로 올라선 프랑스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미 프랑스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계획했던 중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치 달성이 불투명하다. 프랑스 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가 프링스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했던 0.1%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 간 이동이 줄어들고 여행 금지지역이 늘어나면서 프랑스의 대표적 항공사인 에어프랑스-KLM은 2월부터 4월까지 약 1억5000만~2억 유로의 손실을 예상한다. 이미 상황 악화를 대비해 경비와 고용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어코드호텔도 중국 내 호텔 매출이 90% 이상 줄어들어 매출 하락 규모가 500만 유로에 달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또한 기업지원 정책을 준비 중이다. 코트라 무역관 측은 "프랑스 내 국제 전시회와 행사가 취소·연기되는 만큼 변동사항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