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트럼프 깜짝회동...대북문제·호르무즈 파병 논의 가능성

2020-01-10 10:48
백악관서 한·미·일 안보협의회 진행 중 트럼프 불쑥 "좀 보자"...이례적
비건 국무부장관 면담도...한·미 간 北 비핵화 문제 긴밀히 조율하기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최근 방미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예정에 없던 '깜짝' 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폭사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던 중인 만큼 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정의용 실장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도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외교가에 따르면 정 실장은 8일(현지시간) 한·미·일 고위급 안보 협의 참석차 워싱턴DC를 방문, 백악관을 방문한 계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즉석에서 면담을 진행했다. 한반도 정세가 엄중한 가운데 정 실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회동해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과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잠시(briefly)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담은 백악관에서 한·미·일 3자간 고위급 안보 협의회가 진행되던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좀 보자"며 연락을 해옴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들"이라며 미국이 양국과 공유하고 있는 지지와 깊은 우정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아울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을 통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일 카운터파트(대화상대방)와의 양자 및 3자 회의에서 북한과 이란 관련 상황 및 3국 안보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 실정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미국·이란 갈등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북 문제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의 메시지를 남겼는지, 문재인 대통령이 정 실장을 통해 전달한 메시지가 있는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이란에 대한 대응과 관련,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 병력 파병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는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한편 정 실장은 같은 날 비건 부장관과도 면담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정 실장과 비건 부장관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한·미 간 긴밀히 조율할 것을 재확인했다.

양측은 또한 최근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을 비롯한 글로벌 안보문제에 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도 거듭 약속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7일 한·미·일 3국간 안보 고위급 협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