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갈등완화에 증시 반등...외국인이 버팀목 역할

2020-01-09 17:2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완화되면서 증시도 빠르게 회복했다. 무엇보다 외국인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사들이며 우리 증시의 강세를 이끄는 모습이다. 아울러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한풀 꺽일 전망이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14포인트(1.63%) 오른 2186.4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0.89포인트(1.44%) 오른 2182.20으로 출발해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간밤 뉴욕 증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경제 제재에 그치겠다는 담화를 발표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1.41포인트(0.56%) 상승한 2만8745.0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87포인트(0.49%) 오른 3253.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60.66포인트(0.67%) 상승한 9129.24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장중 및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중동 리스크 완화로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우리 증시에선 외국인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에서 9215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2200선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개인도 같은 기간 7002억원을 사들였다. 반대로 기관은 1조4137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새해 들어 삼성전자(5622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820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관련 불확실성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지영 케이티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무력 보복이 아닌 경제 보복을 제시한 만큼, 전쟁리스크는 일단락 됐다고 판단된다"며 "미국과 이란간 지정학적 갈등이 단기적으로 새로운 국면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 위기가 일단 봉합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약해질 거란 분석도 나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국의 대치가 국지적 충돌로 마무리될 전망이어서, 유가나 글로벌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이란발 사태로 경색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는 되살아날 전망이다. 배호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이라며 "다만 아직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려우므로, 방위산업 관련 ETF 등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