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이후 포트폴리오] 탄핵 가결 후 국내 투자 신중론 부각… "2025년 키워드는 트럼프 정책"

2024-12-19 06:00
주식시장, 미국 주식 투자 매력 여전
채권 "불확실한 시장 전망 속 자산배분 주요 수단"
부동산 "보수적 투자기조 지연될 것"

[그래픽=강선영 기자]

내년에도 미국 증시 투자 매력이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선 투자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한 후 올해 금융투자업계 뜨거운 감자였던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됐으나 현 정부에서 증시 부양을 위해 추진한 밸류업 정책,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법 개정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8일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5년 국내 증시를 '상저하고'로 전망하며 "코스피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시점은 트럼프 행정명령, 미국 금리 상승, 달러 강세,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에 대해 시장의 반영이 추가로 마무리된 이후인 2025년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치 불안정성 해소 여부와 관계 없이 트럼프 정책이 국내 증시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센터장은 "주요 이슈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추가적으로 보편 관세 등을 부과하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 둔화 폭이 커지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도 투자 유망 업종으로 트럼프 수혜주(조선, 방산), 낙폭이 컸던 밸류업 업종(은행, 보험), 저금리 수혜주(플랫폼, 바이오) 등을 꼽았다. 반면 반도체, 철강, 화학, 건설, 이차전지 업종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종우 센터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취지는 옳은 방향이나 현 정부의 정책 동력 상실로 단기적으로 부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증시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환율 변동성을 염두에 둔 미국 투자, 주식이 아닌 채권 투자 등 대안 전략이 제시된다.

조 센터장은 "대내외 분위기를 고려하면 적어도 2025년 상반기까지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1400원대 초반에 머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가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보민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우리나라 국채가 내년 11월부터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면서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며 "어려운 대내외 경제 환경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도 유효하다. 유아란 삼성자산운용 VP는 "상반기에는 미국 고용 둔화와 물가 안정 여부에, 하반기에는 기저로 인한 물가 반등과 재정정책 영향으로 금리 반등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상반기 금리 하락세가 전개되면 장기채 중심으로 투자하고, 하반기에는 장단기채를 고루 담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하가 확실시됨에도 투자 심리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추가적인 금리 인하 폭이 기대에 비해 작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정민 이지스자산운용 리서치실 팀장은 "트럼프 정부 재집권과 보호무역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재점화, 국내 조기 대선, 글로벌 지정학 위기 심화, AGI 기술 진화 등이 신규 변수로 작용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보수적 투자 기조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유명한 마스턴투자운용 R&S실장은 "지난 11월 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깜짝 인하한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경기와 경제성장률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시작 시점에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어두운 경제 전망에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