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보험료도 오른다… 가구당 月부담 최대 10만원 늘어

2020-01-07 05:00
저금리 기조 영향 예정이율 0.25%P 인하
車·실손보험료 인상 겹쳐 서민부담 가중

이미 예고된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뿐 아니라 보장성 보험료도 조만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일반 가계의 보험료 부담이 매월 최대 10만원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생보사는 오는 3~4월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하향될 경우 보장성 보험 등의 보험료가 5~10%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의미한다. 현재 보험사는 예정이율로 결정된 운용수익만큼의 보험료를 고객에게서 받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1억원의 보험금을 모으기 위해 본래 매월 84만원의 보험료를 10년 동안 납부해야 한다. 그렇지만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70만원 가량을 운용해 매월 14만원씩 이익을 낼 수 있다면 고객은 보험료를 70만원만 내면 된다. 그러나 이후 수익률이 저하돼 운용이익이 4만원으로 줄어들면 고객의 보험료가 70만원에서 80만원으로 인상되는 방식이다.

현재 생보사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운용자산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예정이율을 하향 조정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상당수 생보사가 보장성 보험의 개정 시점인 3~4월에 예정이율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8년 생명보험협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당 월 평균 납입보험료는 44만7000원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가구당 보장성 보험료가 2만~4만원가량 오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이미 예고된 자동차·실손보험에 이어 보장성 보험료도 인상돼 서민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실손 보험료는 9%, 자동차 보험료는 3.5% 안팎에서 인상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모두 감안하면 최대 10만원에 이르는 보험료 인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비갱신형 보장성 보험에 가입한 고객은 과거 계약을 유지할 경우 보험료가 인상되지는 않는다. 비갱신형 상품은 보험료 인상 효과가 신규 계약분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갱신형 상품이 대부분인 암·치아·유병자 보험 등은 보험료 인상 효과가 적용될 전망이다. 또 비갱신형의 경우도 보험료가 늘어나지는 않으나 해지환급금이 줄어드는 등 고객 입장에서 불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저금리 기조가 너무 강한 탓에 예정이율을 인하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의 눈총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해야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