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새해 돈 버는 사업 강화할 것”

2019-12-17 07:06
힘 실린 우 사장, 대한항공 변화의 중심으로
모바일서비스 강화 통해 소비자 편의 확대·업무 효율화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대한항공이 새해 수익성과 서비스 강화로 위기 상황을 정면돌파한다.

대한항공은 일본 여행 보이콧의 장기화와 항공업계 지형변화 등으로 인해 최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정상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힘 실린 우 사장, 대한항공 변화의 중심으로
우 사장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추궈홍 주한중국대사 초청 간담회’가 끝난 후 “(새해) 돈 버는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새해 계획에 대한 질문의 답이다. 우 사장은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정상화라는 중책을 맡은 인물이다. 이를 위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인사에서 이른바 회사의 중심이었던 ‘S대 4인방’ 가운데 유일하게 우 사장을 승진 인사(부사장→사장)한 바 있다.

우 사장의 경험이 대한항공의 체질 개선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962년생인 우 사장은 1987년 대한항공 기획관리실로 입사, 비서실, 그룹 구조조정본부 등을 거치며 고(故) 조양호 전 회장에 이어 그의 아들인 조 회장에게도 깊은 신임을 받고 있다.

우 사장은 그러나 이날 “(구체적인 방안은) 대외적으로 얘기를 할 수 없다”며 전략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그룹의 수장인 조 회장의 발언과 대한항공의 최근 행보를 통해 ‘조직과 노선의 효율화’, ‘사업 구조개선’ 등을 통해 변신을 꾀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줄 일 수 있는 부분은 줄이고, 잘하는 부분에 투자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실제 조 회장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가진 특파원단과 간담회에서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가 지난 4월 회장으로 선임된 후, 일관적으로 추진했던 효율화의 연장선이다.

조 회장의 취임 이후 대한항공은 △국내선 화물서비스 일부 중단 △일본 노선 축소 및 동남아· 중국 노선 확대 △단기 희망 휴직제와 희망퇴직 실시 등을 잇달아 결정했다.

더불어 수익성 강화를 위해 공동운항도 확대했다. 지난 9월부터 로열 브루나이항공과 공동운항하는 '인천∼브루나이' 노선이 대표적인 예다. 공동운항은 상대 항공사의 좌석을 자사 항공편명으로 판매하는 제휴 방식이다. 대한항공으로서는 직접 취항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노선 확대 효과를 얻게 된 셈이다.

이밖에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사업과 신규 시장 개발 등을 통한 수익성 강화도 기대된다. 화물 수송 분야에서 의약품이나 생동물 등 고단가 화물 유치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서비스 강화 통해 소비자 편의 확대·업무 효율화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특히 모바일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소비자 편의 확대와 업무 효율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도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 사장은 “트렌드가 바뀌고 있으니 모바일 서비스 질을 향상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만이 아니라 전 기업들이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2008년 국내 최초로 웹(web) 기반 체크인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모바일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셀프 체크인 비율은 2016년 9.2%에서 2017년 14.5%, 지난해 14.6%, 올해(7월까지) 19.4%로 증가했다.

새해 카카오와 협력이 본격화되면 이 같은 이용객 증가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5일 우 사장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 가치 혁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우 사장은 “카카오와의 제휴를 기반으로 카카오의 우수한 플랫폼과 콘텐츠를 대한항공의 고객 서비스, 항공권 판매,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항공사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사업 협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179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0% 넘게 줄어든 수치다. 매출도 같은 기간 3.7% 줄어든 3조2830억원을 기록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사진=대한항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