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정부가 부동산 못 잡는게 아니라 안 잡는 것…보유세 강화가 답"
2019-11-27 13:02
중앙정부에 보유세 확대 촉구…정치권선 "현 정권과 정책 각 세우기" 시각도
집시법 헌법 기본권 이지만 공공이익 침해한다면 제한 가능해
집시법 헌법 기본권 이지만 공공이익 침해한다면 제한 가능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부가 집값을 잡을 방법이 있는데 안 잡고 있다"면서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할 수 있도록 좀 더 과감하게 규제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6일 저녁 서울시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서울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언제까지 오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정치권 등에선 박 시장의 이 같은 언급을 두고 3선 서울시장에도 저조한 대권 지지율을 보이는 박 시장이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돈 시점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책 민감도가 큰 부동산을 이슈로 현 정부와 본격적인 정책 각 세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전·월세나 임대료 인상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더 강하게 규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길이 있는데 (정부가) 못 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베를린 시장이 5년간 모든 월세 인상을 동결했는데, 이 방안을 참고하면 된다. 다만 시장 권한이 아닌 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은 주택가격이 치솟자 2020년 1월부터 주택 임대료를 5년간 동결하는 내용의 '베를린시 주택임대료 법안'을 도입했다. 이 법은 2014년 전에 지어진 주택(약 150만 가구)에 대해 법안 초안 발표일인 6월 18일 당시 임대료를 기준으로 5년간 주택 임대료를 인상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예산으로도 이런 정책이 가능한데 중앙정부의 예산과 권한을 보면 모든 국민들에게 집 한 채 다 주는 게 무리도 아니다"며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날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에 대한 평소 생각도 밝혔다. 그는 "광화문 현장토론회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많이 배우고, 얻고, 해법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가장 큰 고민이 집회와 시위의 과도함 때문에 힘들다는 의견이었는데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헌법이 부여한 기본권이라서 이를 공공의 이익과 조율하는 게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을 힘들게 하고 공공의 이익을 해친다면 어느 정도 제한이 필요하다"면서 "시민대표를 뽑아서 광장 운영권을 시민에게 주거나, 광장 휴식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광화문 광장이 평화와 소통,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원 같은 광장이 아니라 갈등과 분열을 표출하는 장소로 변질된 것은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며 "여의도의 분열과 갈등이 광화문 광장의 분열과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이 갈등을 잘 조정하고 대화화 타협으로 평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 광장의 재구조화에도 영향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