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골프 관련 투자 확대하는 이유는?

2019-10-16 16:36
골프 콘서트, 대회 등 對고객 행사 개최… 고객유치·광고효과 등 마케팅 강화 일환

은행권이 '골프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골프를 즐기는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거나 광고효과 등을 노린 마케팅 강화의 일환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한국씨티·KEB하나은행 등 은행들은 골프대회 개최, 대(對) 고객 행사 진행, 상품 출시 등으로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국민은행은 지난 11일 충남 천안시 소재 우정힐스 컨트리 클럽에서 '박인비 골프콘서트'를 개최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날 행사에는 국민은행 대전·충남·충북지역 최우수 고객 108명이 참석했다. 국민은행은 그룹과 함께 'KB금융 스타챔피언십'도 14번째로 주최한다. 총 상금 67억원이 걸려있는 이 대회는 17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한국씨티은행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시우 선수를 초청해 골프강습 행사를 열었다. 씨티은행은 10일 경기도 이천시 캘러웨이골프 코리아의 아웃도어 퍼포먼스센터에서 40여명의 고객과 함께 행사를 진행했다.

하나은행도 그룹과 함께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을 지난 6일까지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에서 개최했다. 총상금은 15억원이다. 하나금융은 2006년부터 여자골프대회를 후원했고, 2009년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창설했으며 지난해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골프 관련 적금 상품도 출시됐다. 하나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나이스샷 골프적금'은 정액적립식 기준 1년 연 1.25%, 2년 연 1.35%, 3년 연 1.45%의 기본금리를 적용한다. 이외에 △실외골프장 라운딩 사진 인증 시 연 0.2% △스크린골프장 스코어카드 인증 시 연 0.2% 등 골프 관련 항목을 충족하면 최대 0.4%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은행권이 골프 관련 마케팅을 확대하는 이유는 고객유치와 광고효과 때문이다. 대한골프협회와 경희대 골프산업연구소와 함께 발표한 '한국골프지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국내골프인구는 636만명으로 집계됐다. 2007년 골프인구가 251만명이었던 것으로 고려하면 10년 새 2.5배 늘어난 셈이다.

골프대회 노출로 인한 광고효과도 크다. 마케팅 조사업체 에이팩스 마케팅에 따르면 올해 PGA(미국프로골프) 마스터스에서 타이거 우즈가 우승했을 때 발생한 경제적 이익은 267억8000만원이었다. 국내에서도 골프대회에 30억원을 투자하면 약 100억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광고효과가 충분하다고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골프대회 후원사가 얻을 수 있는 광고효과와 이에 따른 고객유치 차원에서 은행권이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골프 자체가 세계적인 스포츠인만큼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영향력 확대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이 개최한 '박인비 골프콘서트'(왼쪽)와 한국씨티은행의 PGA 프로골퍼 김시우 선수 초청 고객행사(오른쪽) [사진=각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