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 또 총기난사 발생...총기 규제 완화 논란

2019-09-02 07:04
월마트 총격 참사 한 달여 만에 총기난사 발생
사건 며칠 만에 '규제 완화' 발효...실효성 논란

미국 텍사스 주 월마트에서 총기 난사로 인한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서부 미들랜드와 오데사의 고속도로에서도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총격은 지난 8월 31일(현지시간) 미들랜드와 오데사를 연결하는 20번 주간(州間) 고속도로와 191번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이날은 노동절 연휴가 시작되는 주말로, 지역 주민과 운전자, 쇼핑객 등을 범행의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연령대는 15세에서 57세까지 다양했고 부상자 가운데는 17개월령 여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범도 경찰의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경찰과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총격이 테러리즘과는 연계되지 않았다며 'AR 스타일'의 총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R-15 소총 등 AR 스타일의 총기류는 대량 살상을 노리는 총기 난사범들이 흔히 사용하는 무기로 알려져 있다. 

전과기록에 따르면 총격범은 지난 2001년 무단침입·도주 등 경범죄 혐의로 기소돼 24개월 복역 후 보석으로 석방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범죄 전력이 있는데도 총기 구매가 차단되지 않은 것이다.

텍사스 주에서는 지난달 3일에도 서부 국경도시 엘패소의 월마트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22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번 사건은 월마트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 현지 당국은 고속도로 진입 차량과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안전을 당부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2016년 이후 텍사스에서 총기 난사로 70명이 사망했다"며 "너무 많은 주민이 희생된 텍사스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고 행동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텍사스 주에서는 미들랜드·오데사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인 9월 1일부터 총기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법령이 잇달아 발효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법령에 따르면 학교 캠퍼스와 주차장, 인근 통학로 등을 포함하는 학교 지구(스쿨 디스트릭트)에서도 합법적으로 승인을 받은 총기 소유자가 총기를 휴대할 수 있다. 한편 학교 교직원도 총기 소지가 가능해진다. 새 법령은 지난 6월에 끝난 2019 주 의회 입법 회기에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번 달 의회가 열리면 총기 규제 입법에 대해 논의하겠다면서도 총격범의 정신건강 문제라며 또다시 개인의 일탈에 방점을 두는 입장을 보였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