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반납' 文대통령, '日경제보복' 보고받고 대책 마련 고심

2019-07-29 15:28
당초 휴가 첫날인 29일 공식일정 없이 '日대응' 몰두
지난 주말 제주 극비 방문...靑 "주말 이용한 개인 일정"


문재인 대통령이 당초 다음 달 2일까지 예정했다가 취소한 여름휴가 기간의 첫날인 29일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강화조치 등에 대한 해결책 모색에 집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로 정상 출근,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참모들로부터 향후 예상되는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 조치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국내외에 산적한 현안과 상황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 충실히 대응하고자 휴가를 취소했다"며 "현재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며 현안들에 대해 보고받고 지시하는 등 정상적 업무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번 하계휴가를 취소한 가장 큰 이유를 두고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조치를 이번 주 내 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일본은 내달 2일 화이트리스트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처럼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되면 한국 기업이 그간 개별 수출 품목에 대한 심사를 면제받았지만 앞으로는 품목별 수출 허가를 일일이 받아야 하는 만큼 해당 조치는 양국 관계에 큰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다음 달 2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나란히 참석해 양 장관 간 회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3~4일이 문 대통령에게는 중대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 공주시여성단체협의회 소속 회원 100여명이 29일 산성시장 문화공원에서 '여성들이여 한마음 한뜻으로 일본제품 사용하지 말자'라는 주제로 일본제품 불매운동 동참 행사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문 대통령은 27~28일 제주도를 극비 방문, 비공식 휴가를 보내며 한·일 갈등과 개각 등 첩첩산중인 국정과제 해결을 위해 고심한 사실이 이날 뒤늦게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제주 방문 중 별도의 일정을 가지지 않고 국내외로 첩첩산중인 과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정국 구상을 다듬었다.

문 대통령은 또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지인의 자택에 머무르면서 인근 식당에서 식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제주의 한 식당에서 노년 여성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하는 모습이 제주 주민들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제주 극비 방문에는 부인 김정숙 여사와 조한기 1부속비서관 등 최소 인원만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애초 계획했던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그 대신 주말을 이용해 제주를 방문한 개인 일정"이라며 "개인 일정이기 때문에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하늘색 셔츠 차림의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 지역 주민과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 페이스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