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정계개편론 ‘꿈틀’...바른미래당·평화당의 앞날은?

2019-07-21 22:29
바른미래당·평화당 '동상이몽'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에서 시작된 야권 정계개편론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바른미래당의 계파 갈등을 수습해야 할 혁신위원회는 좌초 위기에 놓이고, 평화당 내 비당권파 의원 10명이 사실상 분당을 선언하면서 약 9개월 남은 총선을 위한 이합집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를 포함한 손학규 대표 측 '당권파' 의원들은 평화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의원들과 물밑 교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손학규 대표가 취임한 후 주승용·김동철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호남계를 의미한다. 평화당의 비당권파는 대안정치연대로 모인 유성엽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을 가리킨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이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거론하는 결합 방안은 ‘대안정치연대’의 평화당 비당권파 의원들을 흡수하는 방안이다.

다만 특정 지역의 색채가 짙어지고 당 정체성이 진보 성향으로 기울어지면서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계 의원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른미래당이 이러한 계파 갈등에도 불구하고 갈라서지 못하는 것은 교섭단체가 갖는 힘과 국고보조금 때문으로 알려졌다. 정당 국고보조금은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총액의 50%를 먼저 균등 배분하기 때문에 비교섭단체 정당보다 보조금 차이가 크다.

올해 2분기 바른미래당은 국고보조금으로 24억6342만원을 받았다. 반면 비교섭단체 정당인 정의당은 6억8222만원, 평화당은 6억4142만원을 받았다.

또 분당할 경우 당 이름과 당비 등 자산은 당에 남아 있는 편이 갖게 되는 만큼 특정 계파가 먼저 탈당할 이유도 거의 없다. 당명과 당비를 보유하고 있으면 다른 당과 합당 또는 연대할 때 훨씬 유리하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반해 평화당 비당권파가 구상하는 정계개편 구상은 신당 창당에 무게를 두고 있다.

먼저 평화당 비당권파가 정계개편을 시도하는 근본 원인은 정동영 대표의 '총선 위기론'이다. 정 대표는 당 지지율 10%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취임 이후 지지율은 3% 이하에서 답보 상태다. 이러다 보니 평화당 내에선 내년 총선에서 1석도 얻지 못할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평화당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뿐 아니라 무소속까지 모이는 제3 지대 정당을 만들고 총선에 출마할 새 인물을 발굴하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단순한 이합집산이 아니라 새 중도 진영을 만들려는 정계개편 논의"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바른미래당 쪽에서는 평화당 측이 자신들에게 합류해 당내 보수 세력을 정리하기를 원하는 것 같지만, 대안정치 쪽 생각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