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지표 부진에 연준 금리인하 가능성 커졌다

2019-06-08 15:39
신규 일자리 4월 22만4천개→5월 7만5천개 '3분의1 토막'
전문가 "이르면 7월 내 금리인하 단행 된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일각에서는 7월 내 금리인하 단행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는 7만5000명으로 전문가 전망치인 18만명을 크게 하회했다. 이는 전달 22만4000명의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기도 하다. 실업률은 여전히 50년래 최저 수준에 가까운 3.6%를 유지했으며 임금은 3.1%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5월 신규 고용자수 증가가 크게 둔화한 것은 무역전쟁과 경기 둔화로 인해 기업들이 고용에 더 신중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고용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으로 인한 경기둔화 공포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연준이 더 큰 금리인하 압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5월 미국의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다수 전문가들이 연준의 내달 금리인하를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클 아론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 수석 투자전략가는 “연준은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전쟁이 결론을 내지 못하면 금리를 낮추겠다는 신호를 이미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날 고용 보고서는 연준의 금리인하 생각에 힘을 실어준다”며 “그 시기가 6월이 될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금리인하 시기가 너무 멀지는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존 힐 BMO캐피털 금리 분석가도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후 시장의 움직임이 7월에 한번, 9월에 한번, 12월에 한번 금리인하를 가리키고 있다”며 “7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95%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오는 18~19일, 다음 달 30~31일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P]

반면 연준이 내달 안에 당장 금리인하를 단행할 공산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토니 베티칸 시티즌스뱅크스 이사는 “연준이 몇 년만의 금리인하를 단지 고용지표 하나로 인해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용지표 외에 소비 지출 등 다른 대다수 지표들이 비교적 견고하게 나왔기 때문에 일시적일 수 있는 고용지표가 금리인하를 정당화하긴 힘들다는 것이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이후 무역협상의 향방이 지금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G20 정상회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 회담에서 두 정상이 협상을 진행한다면 양국 무역갈등의 상황이 완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연준이 미·중 정상회담 이후 금리 인하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근 연준 내부에서는 금리인하 필요성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4일 콘퍼런스 연설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글로벌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면서 “미국의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경기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3일에도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인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연준이 조만간 정책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연준이 종전 ‘관망·인내’에서 ‘금리인하’ 기조로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꾸려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