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헤즈볼라 휴전협상 급물살…'60일 교전중지·완충지대' 등 논의

2024-11-23 10:07
미국 특사 중재로 휴전 급물살
리타니강 이북으로 무장 대원 철수 협의 중

지난 9월 8일 이스라엘 북부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을 따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군대 간의 교전 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 협상이 미국 특사의 중재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60일간 교전 중지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이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 상호 합의 이행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등은 난제로 남았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레바논과 이스라엘, 중재국인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60일 일시 휴전과 완충지대 조성을 골자로 하는 협상안이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이 협상안에 따르면 이스라엘 지상군은 북부 국경을 넘어 레바논 남부로 진입해 헤즈볼라와 교전을 벌였던 지역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29㎞ 떨어진 리타니강 이북으로 무장 대원들을 철수시킬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리타니강 이남의 이스라엘 접경지역은 공백지대가 된다. 여기에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을 증강 배치해 더 이상의 무력 충돌을 억제하고 항구적 휴전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제안된 합의안에는 이렇게 조성된 완충지대에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양측 모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새 합의 이행 틀을 구축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1701호를 완전히 이행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는 지난 9월 중순부터 본격화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지도부는 몰살됐고 지지 기반인 시아파 공동체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헤즈볼라는 대체로 휴전에는 긍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 이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산발적으로 로켓과 미사일 공격을 해왔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 북부 주민 수만 명이 1년 넘게 피란 생활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표적 공습과 지상군 투입으로 헤즈볼라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지만 전쟁 장기화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여전히 하루에 100발 이상의 로켓이 발사되고 있지만, 헤즈볼라의 전투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레바논과 이스라엘을 찾아 휴전 논의를 주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특사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은 20일 헤즈볼라 대신 협상에 나선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의장과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이스라엘의 공습은 계속되고 있으며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22일 하루에만 베이루트와 남부 항구 도시 티레, 바알베크 등 여러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벌어져 최소 47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