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13개월 만에 휴전 임박…지속성 의문도

2024-11-26 11:41
백악관 보좌관, 휴전 협상에 근접했다고 언급
이스라엘 총리 역시 "원칙적" 합의
공방 계속되는 가운데 휴전 지속성 의문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 남부 도시 티레의 건물[사진=AFP연합뉴스]


13개월간 무력 충돌을 빚어온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미국 주도로 휴전 협상 타결이 임박한 상황이다. 다만 양측 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휴전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협상 내용을 전하며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 고문이 휴전 협상과 관련해 "건설적"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협상의 경로가 매우 긍정적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며 "우리는 (휴전 협상 타결에) 근접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조건에 합의했다며 26일께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휴전안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휴전안에 "원칙적" 동의를 했다고 이날 CNN이 한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휴전안에는 60일 동안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철수하는 대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 남쪽의 무장 병력을 철수시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휴전 협상 가능성이 진전된 것은 호치스타인 중동 특사가 중재 노력 중단까지 거론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한 것이 주효한 모습이다. 현지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바이든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과 함께 이스라엘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스라엘로서는 휴전 협상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고 한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아울러 지난 21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전쟁 범죄 등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 역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거의 매일 공습을 주고받았다. 더욱이 지난 9월부터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지상 작전을 펼치면서 18년 만에 처음으로 레바논 영토로 진입했다. 이에 지난 13개월 동안 진행된 무력 충돌의 결과로 레바논에서만 35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이스라엘 역시 70명 이상 사망했다.

다만 미국 주도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얼마나 지속될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등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문에 군사 작전 가능성을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휴전 협상 논의가 오가는 와중에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레바논 당국은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남부 도시 티레에서 최소한 1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고,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나하리야에 10발의 로켓 공격을 실시했다며 이로 인해 최소한 2명의 이스라엘인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역시 작년 11월에 일주일간 휴전을 했으나 이후 협상이 실패하며 다시 무력 충돌로 회귀했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휴전 협상에 대해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른다"며 "한 달이 될 수도 있고 1년이 될 수도 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