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인재 보고서 2019] ① 韓 AI 인재, 日 절반 수준... '여성·뇌과학 인재 부족'

2019-06-03 16:45
AI 경쟁력 핵심인 최고급 인재 일본의 절반 수준인 405명에 불과
여성 AI 연구자, 뇌과학 연구자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가 인공지능(AI) 인재 양성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정작 AI 연구개발을 이끄는 최고급 AI 인재는 미국, 중국은커녕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캐나다의 AI 연구소 '엘리먼트 AI(Element AI)'가 발간한 '글로벌 AI 인재 보고서 2019'에 따르면, 한국이 보유한 최고급 AI 인재는 405명(1.8%)으로 전 세계 10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AI 연구개발을 선도하는 세계 최고급 AI 인재는 총 2만2400명이고, 이 가운데 절반인 1만295명(46%)을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국이 2525명(11.3%)으로 미국에 한참 뒤진 2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영국(1475명·6.6%), 독일(935명·4.2%), 캐나다(815명·3.6%) 일본(805명·3.6%) 등이 쫓고 있었다. 전체 최고급 AI 인재의 72%는 상위 5개국 출신이었다. 또 최고급 AI 인재의 77%는 학계, 23%는 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아주경제DB]


그동안 한국이 미국·중국·일본에 비해 AI 인재가 부족하다고 막연하게 알려져 왔지만, 구체적인 수치로 그 차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엘리먼트 AI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텐센트 등 세계적인 IT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는 AI 연구소다. 딥러닝(인공신경망) 분야 권위자인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학 교수가 공동설립자로 참여했다. 얼마 전 신한은행과도 AI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엘리먼트 AI는 최고급 AI 인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전 세계 21개 주요 과학 콘퍼런스 간행물을 전수 검사했다고 밝혔다. 최고급 AI 인재란 컴퓨터과학, 물리학, 통계학, 뇌과학 등 AI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을 직접 연구하는 석·박사 이상급의 인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AI 분야는 우수 여성 인재 부족과 뇌과학·물리학 분야 인재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별이 확인된 345명의 최고급 AI 인재 가운데 여성은 40명(12%)에 불과했다. 상위 17개국 가운데 일본과 나란히 꼴찌 수준이었다.

한국의 최고급 AI 인재들은 주로 컴퓨터과학(27%), 컴퓨터공학(26%), 수학 및 통계학(19%)에 몰려 있었으며, 뇌과학이나 물리학에 종사하는 인재는 한 명도 없었다. 여성 AI 인재 양성 소홀과 뇌과학에 대한 지원 부족이 작금의 상황을 초래했다는 게 엘리먼트 AI 측의 분석이다. 

다만 엘리먼트 AI는 한국이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와 함께 AI 산업 발전 가능성이 큰 국가로 진단했다.

장 프랑수아 가네(J F Gagne) 엘리먼트 AI 최고경영자는 "한국은 AI 기술 개발에 있어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정부가 AI 연구 및 개발에 2022년까지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많은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가네 CEO의 분석에 따르면 정부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350명의 최고급 AI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