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서 '성별 고정관념' 발언 여전..."성 평등 진로교육 마련해야"

2019-05-28 14:30
여성硏, 28일 '성 평등 진로교육 실태조사' 공개
성희롱·성차별 경험 학교 절반 "특별 대응방법 없어"


교육현장의 성 평등 문화 조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성(性) 고정관념에 기반을 둔 진로교육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 평등한 진료교육을 위해 관련 교재 및 설명서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중학교 진로교사 623명과 진로체험지원센터 담당자 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 평등 진로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진로교사를 비롯해 일반 교사와 진로체험지원센터 담당자, 학부모, 직업인 멘토 등 진로교육 현장의 당사자 자체가 진로와 직업에 대한 성별 분리적 태도와 인식을 가지고 있고 진로교육과정에서 성차별적인 언행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림=아주경제 미술실]



특히, "담임교사가 네일아트 체험을 한 남학생을 비웃고, 상담교사가 '여자는 예뻐야 되고, 시집만 잘 가면 된다', '남고 직업체험에 간호사를 배치하면 어떻게 하냐'는 발언을 하는 등 학생들의 성향의 변화와 다양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성별 고정관념을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연은 "학생들에게 편견 없는 진로를 장려해야 할 교사들이 오히려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성차별의 가해자가 되는 현상이 목격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학교의 9.6%, 센터의 12.3%가 '진로교육 및 진로체험활동에서 성희롱적, 성차별적 언행이 발생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차별적, 성희롱적 언행을 한 사람'으로는 진로체험처 멘토가 가장 많고, 학부모와 일선 교사도 적지 않았다.

센터 대상 조사에서는 진로교사 또한 체험처 멘토와 학부모 못지않게 성차별, 성희롱의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성희롱, 성차별을 경험한 학교의 45.0%, 센터의 23.1%가 '특별한 대응 없이 넘어갔다'고 응답하는 등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여성연은 "진로의 최전선에서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는 주체자들이 직업관을 성별로 이분화하는 등 낮은 젠더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다양한 방식으로 이들의 성 평등의식을 제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학교와 센터에서는 성 평등한 진로교육을 실시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교재와 매뉴얼 부족'(학교 76.2%, 센터 53.8%)을 꼽고 있다.

여성연은 "특히, '담당인력 부족'을 꼽은 센터 또한 56.4%에 달해 센터에서 성 평등한 진로교육을 실시한 비율이 낮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