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 고강도 세무조사... 수입차 업계 긴장

2019-04-05 08:28
2017년 연매출 1조 클럽 가입... 사측 "정기조사일 뿐"
한국토요타 등 최근 매출 급상승 업체들 속앓이

국세청이 재규어랜드로버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펼치고 있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국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매출 기준으로 4위다. 

과거 수입차 브랜드에 대한 세무조사가 주요업체를 시작으로 잇달아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왔던 만큼 이번에도 다른 업체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과거와 달리 법인세와 사회공헌 등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져 '탈세 문제'로 커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 국제조사 2과에서 최근 재규어랜드로버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해 현재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조사 2과는 외국계 기업에 대한 정기세무조사와 비정기세무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는 정기세무조사의 일환으로 6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크게 문제될 게 없는 만큼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의 정기세무조사는 통상 5년에 한 번씩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 정기세무조사는 전체 국내 수입차업계 내에서도 성장세가 가파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를 타깃으로 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2017년 4월~2018년 3월 1조17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에 이어 넷째다. 2012∼2016년 이 회사의 연간 매출은 2091억원, 3367억원, 4740억원, 7476억원, 9198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다른 수입차업체들도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과거처럼 '수입차=탈세'라는 프레임이 덧붙여져 사태가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일단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토요타코리아다.

토요타코리아도 지난해(2017년 4월~2018년 3월) 총 1조49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연매출 1조 클럽에 합류했다. 2013년 매출이 4431억원에 머물렀던 토요타코리아는 이후 2014년 5387억원, 2015년 5969억원, 2016년 8562억원 등 해마다 증가해오다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토요타코리아는 과거에 탈세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누구보다 현재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토요타코리아는 '2011∼2015회계연도(2010년 4월∼2015년 3월)'의 법인세 부담액이 거의 없어 역외탈세 등의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한 후폭풍으로 당시 주요 수입차업체는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국세청이 전체 세무조사 건수는 줄여나가되, 정기세무조사의 비중을 확대하기로 한 점도 수입차업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전체 조사건수를 점차 줄여나가면서 정기 세무조사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정기세무조사에 대한 비중을 줄여나가지만 갈수록 진화하는 지능적 역외탈세 등 반칙과 편법을 통한 불공정 탈세 근절에는 조사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입차업계가 역외탈세와 국내 사회공헌 미흡 등으로 많은 지적을 받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이뤄왔다"며 "실제 BMW를 비롯한 주요 수입차업체의 최근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매출에 따라 법인세 등이 꾸준히 상승폭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지=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