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하이트진로 경영진 기소...'일감몰아주기'

2019-01-29 14:14
맥주캔 제조·유통 과정에서 '통행세' 받는 방식…43억원 부당지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지원을 위해 특정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하이트진로 총수 일가와 경영진들이 검찰에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하이트진로 법인과 박문덕 전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 경영전략본부장, 김인규 대표이사, 김모 상무 등 경영진 3명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맥주캔 제조·유통 과정에서 총수 일가 소유의 계열사인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는 방법으로 총 43억원 상당의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 준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받는다.

서영이앤티는 생맥주 기기를 제조해 하이트진로에 납품하던 중소기업으로 2007년 박태영 본부장이 인수했다. 검찰은 박 본부장이 지분을 과반(58.44%)을 보유한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27.66%)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자금 부담이 커지자 계열사를 동원해 부당지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용 공캔 등의 납품업체인 삼광글라스와의 거래에 서영이앤티를 끼워 통행세를 받는 방식으로 일감몰아주기를 해왔다. 구체적으로는 맥주캔 원료인 알루미늄코일 통행세 지원(8억5000만원), 밀폐 용기 뚜껑 통행세 지원(18억6000만원), 하도급 대금 인상을 통한 지원(11억원), 자문료 지원(5억원) 등의 방법이 동원됐다.

다만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됐던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맥주캔 구매 통행세 지원(56억2000만원) 부분은 공정위 조사단계에서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봤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월 하이트진로의 이 같은 혐의를 적발하고 총 1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동시에 박 본부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공정위 조사 단계에서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