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구호품 통로' 국경검문소 장악...시가전 초입

2024-05-07 17:01
작전 중 무장괴한 20여명 사망...공습·회담 이중행보

이스라엘군이 탱크를 진입시켜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검문소를 장악하는 모습 [사진=이스라엘군 텔레그램]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국경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쪽 구역을 장악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하마스가 카타르 및 이집트가 중재한 휴전안을 수용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요구에 못미친다"며 공격을 재개한 이스라엘이 공세를 강화하는 양상이다.

이스라엘이 장악한 검문소는 그동안 가자지구 내 구호품 트럭이 드나들던 통로였다. 동시에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향하는 유일한 경로를 차단한 이스라엘군은 라파에 은신한 중인 하마스 대원의 퇴로를 막고 라파 시가전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군은 검문소 인근에서 하마스 요원과 기반 시설에 대한 공습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성명과 함께 올린 영상과 사진을 통해 자국 탱크 진입 뒤 검문소에 이스라엘 국기가 걸린 모습도 제시했다.

이날 이스라엘군 진입으로 국경검문소는 폐쇄된 상태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국경 통제가 계속된다면 가자지구 난민 구호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향후 라파 시내에서 추가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 알자지라 방송은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으로 주거용 주택, 의료시설 붕괴 등으로 기근과 질병에 시달리던 주민 상당수의 생명이 위태롭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전날부터 이어온 50여 차례 공습의 결과 최소 20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국경검문소 장악을 하지 않는 쪽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발표와 달리 이스라엘은 한쪽으로 협상 지속을 위해 대표단을 카이로에 파견하고도 다른 한편에선 작전을 지속하는 이중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하마스는 전날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가 제시한 휴전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 측의 휴전 제안이 이스라엘 요구사항에 못 미친다며 계속해서 라파 공격을 감행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