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rd BIFF] 쿠니무라 준부터 김홍준까지…다양한 '뉴 커런츠' 심사단, 심사 기준은?(종합)
2018-10-05 12:41
10월 5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 문화홀에서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의 유일한 경쟁 부문 뉴 커런츠의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심사위원을 맡은 한국 감독 김홍준, 홍콩 출신 프로듀서 시 난순, 마케도니아 배우 겸 프로듀서 라비나 미테브스카, 시드니 영화제 집행위원장 나센 무들리, 일본배우 쿠니무라 준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먼저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마케도니아 출신 배우 겸 프로듀서 라비나 미테브스카는 “많은 영화인들이 부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을 때 정말 기뻤다. 제게는 놀라운 도시다. 좋은 영화가 있는 영화제에 방문해 기쁘다. 뉴 커런츠 부문 영화들을 볼 생각에 기대가 크다”며 BIFF에 참석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어 홍콩 출신 프로듀서 시 난순은 “지난 몇 년 간 부산이 어려움을 겪는 걸 보며 마음이 좋지 않았다. 다시 정상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좋아진 모습에 기분이 좋다. 어제(4일) 개막식은 근래 중 최고의 개막이었다. BIFF의 정상화는 한국영화계뿐 아니라 국제영화계에서도 기쁘게 생각한다. 뉴 커런츠 부문의 새로운 감독, 재능 있는 감독의 작품을 볼 생각에 기대가 크다. 영화계에 새로운 수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화 ‘곡성’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일본배우 쿠니무라 준은 “다시 BIFF를 찾게 돼 기쁘다. 예전에는 출연자로 왔으나 이번에는 심사위원 자격으로 왔다. 영화를 심사하는 건 처음이라 부담이지만 제게도 새로운 재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거들었다.
시드니영화제 집행위원장인 나센 무들리는 “BIFF가 여타 영화제와 다른 건 열정이 넘친다는 것이다. 지난 밤 개막식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잘 보여주는 행사였다. BIFF가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국제 영화계에서도 이를 돕기 위해 지원해왔다.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영화제기 때문이다. 정상화된 걸 보니 기쁘다”고 전했다.
BIFF의 정신이자 큰 주축이었던 故김지석 프로그래머가 세상을 떠나고 처음으로 구성된 작품들인 만큼 “故김지석 프로그래머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느냐”는 궁금증 또한 커졌다.
나센 무들리는 “그렇다. BIFF가 해외 영화제와 차별화되는 건 아시아 영화인들과 재능 있는 감독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이번에도 지속되었다고 본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많은 영화에 선구자 역을 했고 재능 있는 감독, 배우를 발견해냈다. 우리도 그의 정신을 이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각기 다른 성격, 다른 직업을 가진 심사위원들은 10편의 작품을 어떤 기준으로 심사하게 될까? 심사위원들은 “순수한 관객의 눈으로 영화를 볼 것”이라고 입을 모아 답했다.
시 난순은 “개인적 취향으로 영화를 볼 것이다. 저는 프로듀서기 때문에 예산, 기술적 측면 등도 눈에 띄겠으나 그냥 영화 자체로서 감상할 생각이다. 감독이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충분히 가치 있는 말인지, 세계에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자신만의 기준을 밝혔다.
쿠니무라 준 역시 마찬가지. “관객의 시각에서 영화를 보려고 한다”는 입장이지만, 배우기 때문에 “각본에 자신을 대입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장면, 장면 감독의 의도나 이미지화를 하면서 보게 된다. 그런 관점으로 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영화계에는 그야말로 ‘여성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뉴 커런츠 부문에도 여성 감독과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
이에 라비나 미테브스카는 “놀라운 일이다. 변화가 일어나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예성이든 남성이든 예술은 좋은 것이지만 동등해야 한다. 여성의 목소리가 충분히 나려고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여성 프로그래머가 많아져야 한다. 보통 남성이 많아서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변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시 난순은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것을 고치려는 걸 환영한다. 좋은 예술은, 좋은 예술이다. 그런 관점에서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여성 감독이라고 해서 특혜를 주어서는 안 된다. 홍콩에서 영화를 만들 때도 항상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다. 책임을 가지고 평균성을 증진시키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김홍준 감독은 이번 BIFF 뉴 커런츠 부문을 통해 처음으로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맡게 되었다고. 그는 심사 기준에 대해 “제 역할은 결정보다는 GV의 모더레이터 같은 역”이라며 “심사위원과 작품, 영화제 사이에 소통을 하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이 될 것이다. 누구나 동의하는 정답은 아니더라도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들이 하는 일인만큼 흥미롭고 설득력이 있을 수 있도록 선정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한편 4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영화의 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등 부산 일대에서 79개국 323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월드 프리미어는 115편(장편 85편, 단편 3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5편(장편 24편, 단편 1편)이며 개막작은 ‘뷰티풀 데이즈’, 폐막작은 홍콩 정통무술영화 ‘엽문’ 시리즈의 스핀오프 버전인 ‘엽문 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