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여성의원들 "비동의 간음죄 통과…때가 왔다"

2018-08-24 11:54
나경원 "노력없이 얻은 것 없어…비동의 간음죄 쟁취해야"
조배숙 "입법 공백…제2의 김지은 나오지 않도록 해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무죄 판결로 '입법 미비'에 대한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야4당 여성의원들은 24일 한자리에 모여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통과시킬 때가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의원들은 토론회를 주최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함께 한다는 뜻을 전해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신용현 바른미래당·조배숙 민주평화당·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고 입법 보완책을 논의했다.

나 의원은 "시대가 바뀌었지만 아직 성범죄에서 대해선 피해자의 입장보다 가해자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며 "(비동의 간음죄를) 통과 시킬 때가 왔다고 생각하고 힘을 모으면 된다"고 했다.

나 의원은 "여성에게 부당했던 것들이, 노력 없이 저희 입에 들어온 게 하나도 없다"면서 "다 우리가 투쟁하고 노력해서 쟁취했는데, 이번에도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우리가 쟁취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현행 법 체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강간 또는 강제추행'을 범죄행위로 보고 처벌하고 있다. 비동의 간음죄는 이를 확장, '피해자의 명시적인 동의가 없는 경우(예스 민스 예스 룰·Yes means yes)' 또는 '피해자의 거절 의사에 반해 간음한 경우(노 민스 노 룰·No means no)'까지 성폭력 범죄 요건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나 의원은 "예스룰까지 가야 한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고, 노룰이 합당하다는 이야기도 있을 수 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공통의 인식을 만들어가면 좋을 것이고, 그것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저희 여성계나 대한민국이 가야 될 법을 만들게 되는 확실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조배숙 평화당 전 대표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모호한 측면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피해자 보호를 위한 룰을 정해놓지 않으면 저는 김지은씨(전 충남도지사 수행비서)와 같은 피해자가 계속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노룰이나 예스룰이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에 대해 우리나라는 입법 공백 상태"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새로운 입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들이 입법을 해서 제2의 김지은씨와 같은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방향을 정해서 입법 작업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은 "성폭력이 친고죄였는데 많은 여성들이 그것에 대한 폐지 주장을 계속해 왔고, 지속적으로 개정해서 진일보 해왔다"면서 "노룰이나 예스룰이나 어디까지 갈 지를 논의해 봐야겠지만 차제에 통과될 수 있게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