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수장 여름휴가 대신 '현안 챙기기' 집중

2018-07-24 07:19
이재용 부회장, 투자·고용 확대 모색… 최태원 SK 회장, 사회적가치 창출 고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지배구조 개편… 구광모 LG 회장 스마트폰 등 부진사업 점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4대 그룹을 이끌고 있는 총수들은 올여름도 휴가를 따로 챙기지 않고 하반기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중 무역전쟁과 환율전쟁, 경쟁업체의 추격, 규제 강화 기조 등으로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4대그룹 총수들은 올해 별다른 휴가 계획은 따로 잡지 않고, 국내에 머물며 당면과제 대응 방안 및 하반기 경영계획 등을 모색한다.

올해 유럽과 중국, 일본 등을 돌며 글로벌 스킨십 확대에 나섰던 이 부회장은 따로 휴가를 갖지 않고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올해 따로 여름휴가 계획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에도 휴가를 특별하게 챙기지 않고 그룹 현안 등을 챙겨왔다”고 전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9일 인도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한 후 투자와 고용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한 만큼 이에 따른 후속조치를 두고 막바지 검토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내부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올해 예산을 조기 집행하려면 빠른 결단이 필요한 만큼 이 부회장이 이번 휴가 기간에 어느 정도 구상을 끝낼 수도 있다”고 점쳤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여름휴가를 국내에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8년 만에 여름휴가 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지만 지배구조 개편 등 산적한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중심의 분할합병안이 무산되면서 새로운 개편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휴가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공장이 오는 30일부터 쉬는 만큼 이번 주중 결정이 될 것”이라며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등 선친들이 휴가를 따로 챙기지 않았던 만큼 정 회장과 정 부회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회사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 등의 ‘연착륙’ 방안 등에 대해 고심할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근 D램 가격 등이 조정되면서 이 같은 호황이 언제까지 갈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아울러 사회적 가치 창출의 확대 방안 등에 대해서도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그룹과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실험적인 대책을 잇달아 내놓은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휴가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과거 독서 등을 통해 휴식을 취하는 한편 그룹의 발전 방향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은 것처럼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취임한 구광모 LG 회장도 당장 휴가를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의 수장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등 그룹의 핵심 사업이 부진한 만큼 이들 사업의 반전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향후 성장동력으로 AI(인공지능)·배터리·로봇 등의 사업을 꼽고 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은 현재 경영 현안에 대해서 집중하고 있다”며 “여름휴가 관련해서 아직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