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이명희, 출입국청 출석…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
2018-06-11 11:09
‘가사도우미 고용 직접 지시했냐’ 질문에 “안 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11일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출입국당국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이날 오전 이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씨는 지난 4일 운전기사 등에게 폭언·폭행을 한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일주일 만에 다시 취재진 앞에 섰다.
이날 오전 9시55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출입국출입국청 청사에 도착한 이씨는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답했다.
그는 관련 의혹에 대해서 부인했다. '가사도우미 고용을 비서실에 직접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안 했다"고 말했다. '가사도우미들에게 출국을 지시하거나 입막음을 시도한 적 있느냐'는 물음에도 "없다"고 답했다.
이씨는 필리핀인들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뒤 평창동 자택에 불법 고용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를 받는다. 국내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재외동포(F-4 비자)나 결혼이민자(F-6) 등으로 제한된다.
출입국당국은 한진그룹 일가가 최근 10여 년 동안 20명 안팎의 필리핀인들을 불법 고용한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다. 이민특수조사대는 필리핀 현지에서 가사도우미를 모집하고 연수생 비자를 받아 입국시키는 데 대한항공 마닐라지점과 인사전략실 등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을 파악했다.
앞서 이와 같은 혐의로 지난달 24일 소환 조사를 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자신의 이촌동 집에 고용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초청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특수조사대는 이날까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이 누구 지시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확인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