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집단폭행 사건 피해자 "살려달라는 말 여러 번 했다"

2018-05-23 15:53
가해자 8명에게 살인미수 혐의 적용해야

30대 회사원 A 씨가 택시 시비에 휘말려 다수의 남성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해 실명 위기에 놓였다. 위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전 6시 30분경 광주 광산구 수완동 한 도로 옆 풀숲에서 가해자들이 A 씨를 폭행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전 6시 30분경 광주 광산구 수완동 도로에서 택시탑승 문제로 시비가 붙으면서 발생한 '광주 집단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들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 적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현재 실명 상태에 놓였다.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경은 변호사는 "피해자가 '살려달라'는 말을 여러 번 했지만 (가해자가) '너는 오늘 죽는 날이다'면서 손가락과 위험한 물건인 나뭇가지로 양쪽 눈을 찔렀고 폭행을 가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가해자는 상대방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예견했지만, 피해자의 눈을 손가락으로 찌르는 등 기절할 때까지 폭행했다. 김 변호사는 가해자의 행위를 살인 미수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김 변호사는 경찰이 법리해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사건 당시에 수사기관에서는 피해자의 진술 외에 CCTV나 피 묻은 나뭇가지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살인미수 혐의를 아주 좁은 관점에서 적용하고, 공동상해 혐의 만으로 송치한 부분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얘기했다. 지난 17일 피해자의 눈 수술 과정에서 길이 2.5cm의 나뭇가지 파편이 발견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가해자에 대한 가중처벌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경찰이 적용한 범죄단체 구성 활동 혐의에 대한 범위는 일반적으로 범죄단체 등을 조직하거나 가입, 활동한 경우에 적용되는 법이다"며 "이 폭행 가담자들에 대해서 가중처벌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광주 광산경찰서는 "'광주 집단폭행' 가해자 8명이 조직폭력 단체에 가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뒤 경찰서 측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 상해), 범죄단체 구성·활동 혐의로 현재까지 6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한편, 김 변호사는 "현재 피해자는 아직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대소변을 혼자 가리지 못하는 상태"라며 "병원에서는 오른쪽 눈의 시신경이 손상을 입어 시력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해 사실상 실명 상태로 진단했다"고 피해자의 근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