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재건 5개년 계획] 2022년까지 51조원 달성…선‧화주 상생에 달렸다

2018-04-05 11:00
해수부, 해운재건 본격 착수…적치율 회복에 집중
고효율 선박확충 등 경쟁력 확보 방안 내놔

[그래픽=해양수산부 제공]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해운업 매출액 5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선‧화주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무너진 해운업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는 5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주재로 ‘제15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계획에는 △경쟁력 있는 서비스・운임에 기반 한 안정적 화물 확보 △저비용・고효율 선박 확충 △지속적 해운혁신을 통한 경영안정 등 3대 추진방향을 수립했다.

해운산업 내부적으로는 ‘화물 확보 → 저비용‧고효율 선박 확충 → 경영안정 및 재투자’ 외부적으로는 ‘안정적 수출입 화물 운송 → 해운산업 재건 → 조선 수주 확대’로 이어지는 이중 선순환 체계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해수부는 해운업 재건을 위한 핵심과제로 선주와 화주 간 상생협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선‧화주 상호 신뢰를 높이고 공동 이익을 증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공동 협의체를 마련‧운영하고, 원유‧석탄 등 전략화물에 대해서는 국적선사 적취율을 직접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대한상공회의소, 무역협회, 선주협회가 참여하는 ‘해상수출입 경쟁력 강화 상생위원회’ 운영을 통해 수출입기업과 해운기업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지원제도를 도입한다.

화주와 조선사가 선박자금을 투자하는 상생펀드는 상생협력을 실천한 우수 선주와 화주에게 인증을 부여해 통관 또는 부두이용 시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영업구조상 장기운송계약을 맺기 어려운 컨테이너 화물의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기운송계약 모델 개발 작업도 이뤄진다.

유사시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전략화물 적취율을 높이기 위해 선주와 대형 화주들 간 협력채널을 강화하는 한편, 제도적으로는 공공화물 운송에 대한 입찰 기준인 최저가낙찰제를 ‘종합심사낙찰제’로 전환해 경쟁력 있는 국적 선사 운송 기회를 늘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략물자 등 운송에 대해서 국적선사를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형 화물 우선적취 방안’도 추진한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미 미국에서는 군용화물, 재정이 투입된 공공화물은 미국 국적 상선이 운송하도록 화물 우선적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참고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박 경쟁력은 운송 원가가 저렴하고 환경 규제에도 대비가 가능한 고효율・친환경 선박 확충에 비중을 뒀다. 적극적인 금융, 재정지원과 함께 국가필수 해운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오는 7월 설립되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기존 선박 신조(新造)지원 프로그램 투자・보증 등을 통해 향후 3년간 중소 선사 벌크선박 140척 이상을 포함한 200척 이상 신조 발주 투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해양진흥공사는 별도 금융지원 기준을 마련해 종래 금융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건실한 중소선사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고선박은 물론 선박평형수 처리시설 등까지 지원 대상 확대도 포함시켰다.

올해 신설된 ‘친환경선박 전환 지원사업’은 순차적으로 지원규모를 확대해 2022년까지 외항화물선 50척 대체건조를 지원한다. 아울러 신조건조 지원 대상을 확대해 현재 지원하는 외항화물선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선박 개조, 연안선박 건조까지 대상을 넓히는 것을 검토한다.

경영안정 지원 방안은 전체 해운기업의 40%가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 상황에서 선박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할 수 있는 ‘선박 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S&LB)’으로 자금난을 겪는 선사에게 제공하고, 해양진흥공사와 자산관리공사(캠코펀드)가 중심이 돼 선사의 재무 안전성을 높인다.

선사 자체적으로는 한국해운연합(KSP)을 통한 경영혁신을 추진한다. 이미 KSP 내에서 3차례 항로 구조조정 협의를 통해 운임 덤핑식 출혈경쟁이 아닌 항로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해수부는 앞으로 유휴선복 교환, 신시장 개척, 터미널 공동사용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선사와 해양진흥공사 등이 참여하는 한국 글로벌 터미널운영사(K-GTO)를 육성해 국내(부산신항)는 물론 아시아, 유럽 등 해외 주요항만 터미널을 확보한다. 대상 터미널은 국적선사 기항여부, 물동량 증가율, 해당 지역 경제성장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이번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해운산업 매출액 51조원을 달성하고, 조선업 경기 회복과 수출입 물류경쟁력 확보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관련 법령 개정, 해양진흥공사 설립 등 후속절차를 철저히 준비하고 관계부처와 함께 이후 추진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