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정호 SKT 사장, '슈퍼 프라이데이' 시행... 매월 세 번째 금요일은 오후 3시 퇴근

2018-03-30 00:01
-4월1일부터 '자율적 선택근무제' 시행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매월 세 번째 금요일을 ‘슈퍼 프라이데이’로 지정해 전체 임직원의 퇴근 시간을 오후 3시로 앞당기는 조치를 단행했다.

'슈퍼 프라이데이'를 임직원 스스로가 근무시간을 설계하는 '자율적 선택근무제'와 병행해 핵심 조직문화로 자리매김 시킨다는 계획이다. 연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영 화두로 던진 '딥 체인지(근원적 차원의 변화)'의 일환으로 강조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과도 맥을 같이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9일 "박 사장의 주문으로 슈퍼 프라이데이가 이번 주부터 당장 시행됐다"며 "다만, 29일 목요일이 회사 창립기념일인 관계로 이 달은 금요일이 아닌 수요일로 앞당겨 적용해 임직원들이 연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은 2주 단위로 총 80시간 범위 내에서 직원 스스로가 근무시간을 설계하는 ‘자율적 선택근무제’의 도입을 발표하는 등 일하는 조직문화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시도를 적극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의 자율적 선택근무제는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마감 등의 업무로 매월 마지막 주 업무량이 많은 직원은 이를 근무계획에 미리 반영해 그 전 주에 30시간, 해당 주는 50시간으로 나눠 일할 수 있게 된다. 임직원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정하기 때문에 주 4일 근무도 가능하다. 매주 특정 요일에 학원 수강, 운동 등을 하는 직원은 해당 요일의 근무시간을 주중 다른 요일로 배치해 자기 계발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박 사장은 회사가 근무시간을 통제하는 일률적인 방식보다 회사와 임직원 간의 신뢰를 토대로 자율적인 방식으로 일할 때 업무 효율성이 월등히 높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제공=SK텔레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MNO(이동통신) △미디어 △사물인터넷(IoT)/데이터 △서비스플랫폼 등 4대 사업부 조직 체계를 도입하면서 조직간 공유와 협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을지로 본사 31층에 각 사업부장들이 함께 일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일하는 시간 뿐만 아니라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실제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이 협업 공간에 서성원 MNO사업부장, 이형희 미디어사업부장, 허일규 IoT/Data사업부장, 이상호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 등 경영진이 머리를 맞대고 주요 현안을 챙기고 있다.

최근에는 1주일 중 하루를 정해 ‘해피아워’를 마련, 협업 공간에 케이터링 음식을 갖다 놓고 식사를 함께 하며 각 사업부 임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었다. 임직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칸막이를 뛰어 넘는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한 조치다. 

박 사장의 파격적인 경영 실험이 그룹 계열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SK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슈퍼 프라이데이는 획기적이고 신선한 발상이어서 긍정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의 일하는 방식 개혁이 효과를 거둬 롤모델로 자리를 잘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