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중, 김정은-시진핑 회동 사실 확인… 북중대화 물꼬
2018-03-28 16:06
우리 정부와 북한, 중국 정부가 28일 언론 등을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이로써 김 위원장은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집권 후 첫 국제무대 데뷔를 가지게 됐다.
두 정상은 26일 베이징에서 만나 한반도 비핵화, 북·중 경협 등과 관련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천명하면서 향후 진행될 남북, 북·미 대화의 전망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며 한때 '코리아 패싱' 논란에 휩싸였던 우리 정부는 이날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공식 인정했다.
다만 중국 측의 사전통보 시점과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사전통지 방식과 관련, 이 관계자는 "한·중 고위 관계자 간 긴밀한 협의가 있었다"고 설명하고, 청와대 NSC(국가안보회의)를 통해 사전통지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면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 관계개선이 이뤄지는 것은 긍정적 신호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된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양제츠(楊潔篪) 중국 정치국위원의 방한과 그에 따른 협의내용을 보고 다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정치국 위원은 29일 시 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다.
우리 측의 발표에 앞서 북한과 중국은 언론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알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습근평(시진핑) 동지의 초청으로, 3월25일부터 28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을 비공식 방문하시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부인 리설주가 동행했으며, 최룡해·박광호·리수용·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조용원·김성남·김병호 당 부부장 등 고위 간부들이 수행을 맡았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한반도 정세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주동적으로 긴장 완화 조치를 취했고 평화 대화를 제안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언론들도 김 위원장의 첫 방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양국 정상회담 결과를 공개했다.
중앙(CC)TV와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도 김 위원장의 첫 방문을 보도하며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중국 언론은 두 정상이 만나 나눈 대화와 만남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 등 일정을 소화하고 전날 오후 베이징역을 출발, 이날 새벽 북한 지역으로 귀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