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WSJ와 인터뷰 "尹 탄핵하고 정상적 민주주의 회복해야"
2024-12-10 10:03
尹 국정 일임은 "2차 내란…대통령은 국민의 힘이 아니라 국민들이 뽑은 것"
한국의 트럼프? "나는 현실주의자"
한국의 트럼프? "나는 현실주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갑작스러운 비상계엄을 발령해 국가적 혼란을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는 그를 탄핵하고 정상적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정족수 미달로 폐기 처분됐다. 표결에 앞서 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향후 임기와 국정을 당과 정부에 일임한다고 발표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의 '질서있는 조기 퇴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 역시 위헌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고,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불신감 속에 국민들의 원성은 나날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같은 상황을 "2차 내란"이라고 표현하며 "대통령은 국민의 힘이 아니라 국민들이 뽑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내란죄 혐의 등으로 입건된 가운데 법무부로부터 사상 초유의 대통령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한 상태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자신이 15세의 공장 노동자로 일하던 1980년 당시 군부 독재 시절의 계엄령을 떠올렸다고 WSJ는 전했다. 이 대표는 이후 검정고시를 통해 입학한 대학에서 광주 민주화운동 중 벌어진 비극을 전해 듣고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데 헌신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갑작스러운 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일 밤 이 대표가 망설임 없이 국회로 향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회의를 소집하고, 유튜브 방송을 통해 시민들의 시위를 촉구하는 계기가 됐다고 WSJ는 보도했다.
이 대표는 경기도 도지사 재임 시절 청년 기본 소득 정책을 시행하며 '한국의 버니 샌더스'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어떤 사람들은 나를 '한국의 트럼프' 같다고 얘기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그는 트럼프와 달리 자신을 극도로 정파적(hyperpartisan)으로 보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현실주의자"라고 덧붙였다.
이 말을 방증하듯 이 대표는 대북 및 외교 정책에 있어서도 실용주의적 노선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윤 대통령이 외교 정책에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계속 끌려 들어가는 걸 바라고 있다"고 평했다.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소식이 전해지자 윤 대통령은 러시아가 한국에 레드라인(경계선)으로 제시한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종전를 약속한 것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에 관심을 표명한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매우 감사할 수 밖에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다른 이들이 어려워 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번 주 재추진을 선언한 탄핵소추안 표결과 관련해 여당 의원들의 합세를 촉구했다. 그는 "물이 수위를 넘으면 빠르게 넘친다"며 "사람들은 죽기보다는 함께 사는 것을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