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4명중 3명 “담뱃갑 경고그림 지금보다 더 커져야”

2018-01-04 07:52
건강증진개발원, 국민 인식조사 결과…경고문구보다 그림 효과 높아

담뱃갑 경고그림 시행 1주년을 앞둔 29일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그림이 인쇄된 담뱃갑이 진열돼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우리나라 13세 이상 국민의 4 분의 3 이상은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의 크기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에는 흡연자도 포함됐다.

4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간한 ‘금연이슈리포트’의 대국민 인식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인 24.6%, 청소년 17.1%만이 흡연 경고그림(경고문구 포함)이 담뱃갑 포장지의 50%를 차지하는 현행 기준이 적당하다고 응답했다.

건강개발원은 지난 2016년 12월 도입한 경고그림의 효과 파악을 위해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과 만13∼18세 청소년 총 1천500명(흡연자 634명 포함)을 지난해 2월과 5월 두 차례 설문 조사했다.

우선 경고그림이 포장지의 80%를 차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성인 27.6%, 청소년 29.2%로 가장 많았고, 90%가 되어야 한다는 응답도 성인 13.1%, 청소년 13.1%였다. 아예 경고그림이 포장지의 100%를 차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성인 17.0%, 청소년 17.3%에 달했다.

국민건강증진법은 경고문구를 포함한 경고그림이 담뱃갑 포장지 앞·뒷면 각각 5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는 법률상 최소기준인 50%를 적용 중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이 권고하는 최소수준으로 WHO는 최대한 크게 경고그림을 넣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번 인식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경고문구만 있는 기존 담뱃갑보다 경고그림까지 추가된 현재 담뱃갑이 흡연 경고 효과가 더 크다고 인식했다.

효과를 1점(낮음)에서 5점(높은)으로 볼때, 기존의 경고문구는 건강경고 효과가 2.41점이었으나 경고그림은 3.94점으로 나왔다. 흡연량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경고문구가 2.69점, 경고그림이 3.74점이다. 흡연 시작 방지 효과도 경고문구가 2.90점, 경고그림이 4.03점으로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또 현재 사용되는 10종의 경고그림 중 흡연으로 인한 환부를 직접 보여주는 병변 그림이 흡연의 폐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비병변 그림’보다 경고 효과가 더 컸다.

금연이슈리포트는 “우리 국민은 현재 담뱃갑 건강경고보다 더 큰 크기의 건강경고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그림 크기가 커지면 담배회사가 화려한 디자인과 문구로 대중을 유혹할 수 있는 면적은 줄어들고, 담배 사용으로 인한 폐해는 더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