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국제유가..."美산유량 증가·베네수엘라 디폴트에 수급 불균형 우려"
2017-11-20 03:00
사우디, 30일 OPEC회의 앞두고 산유량 감산 합의 기한 연장 검토
美 산유량 꾸준히 증가..."OPEC 감산 노력 물거품될 수도"
최대 원유 시장 베네수엘라 디폴트도 변수..."원유시장 추가 압박"
美 산유량 꾸준히 증가..."OPEC 감산 노력 물거품될 수도"
최대 원유 시장 베네수엘라 디폴트도 변수..."원유시장 추가 압박"
국제유가에 대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주요 산유국들이 산유량 감산 기한 연장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긴 가운데 미국 산유량 증가, 베네수엘라 국가 부도 사태, 지속적인 중동 내 이슈 등 유가 등락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부상하고 있는 탓이다.
◆ 최대 산유국 사우디 "산유량 감산 기한 연장 필요"
CNBC, 로이터 등 외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수장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 반등을 위해 산유량 감산 기한 연장 합의를 주도할 것임을 시사했다. OPEC은 오는 30일(이하 현지시간) 정책회의를 열고 산유량 감산 합의 기한 연장 등을 포함한 원유 정책을 논의한다.
앞서 주요 산유국들은 유가 조정의 일환으로 내년 3월까지 산유량 감산 목표를 이행하기로 했다. 감산 기한을 연장한다면 당초 목표보다 9개월을 더 연장, 2018년 12월까지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사우디의 이러한 입장이 나온 뒤 내내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일시 반등했다. 지난 17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41(2.6%) 상승한 56.55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1.36달러(2.21%) 높은 62.72달러 수준을 보였다.
그동안에는 유가 반등을 위해 산유량 감산에 기꺼이 동참했지만 러시아 정부가 업계의 불만을 수용, 추가 감산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OPEC의 계산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 美 산유량 증가·베네수엘라 디폴트 등 수급 불균형 우려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산유량 조정을 두고 고민하는 사이 미국 내 원유 생산량·재고량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0일로 끝난 주에 미국 원유 재고량은 190만 배럴 증가해 2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주간 원유 생산량도 하루 965만 배럴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 원유 생산량 3위에 달하는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리면 OPEC 주도의 시장 과잉 공급 해소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OPEC 회원국들이 출혈을 감수하고 감산 목표를 이행하는 사이 최대 경쟁자인 미국이 산유량을 늘리면 산유량 감산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디폴트(채무 불이행)로 국가 부도 위기를 맞은 베네수엘라도 국제유가의 변수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자료를 토대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195만 5000배럴로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하루 250만 배럴에 달했던 점에 비하면 감소폭이 크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량이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디폴트 위기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한다면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 RBC캐피털마켓의 마이클 트랜 애널리스트는 "OPEC 등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조치를 취하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사태는 원유 시장을 더욱 빠듯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관계 악화, 예맨 전쟁 등 중동발 긴장도 원유 시장에 혼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 등에 따라 올해와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도 유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소폭의 유가 등락과 상관 없이 내년 3분기까지는 시장 수급 불균형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