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이 대만판공실 등장에 대만 화들짝

2017-10-13 12:02

 

류제이 신임 대만판공실 상무부주임.[사진=바이두캡쳐]




중국의 유엔주재대사로 근무하던 외교관 류제이(劉結一·59)가 국무원 대만판공실로 보임되자 대만이 화들짝 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11일 저녁 홈페이지 공보를 통해 류 대사가 대만판공실 상무부주임에 보임됐다고 밝혔다. 이어 12일과 13일 대만중국통신사와 왕보 등 대만매체들은 류제이가 강경파 외교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의 대만정책이 분명한 강경선회노선을 걸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중국 외교부와는 별도조직으로서 대만만을 담당하는 부서이며, 판공실 주임은 장관급이다. 2012년까지 대만판공실 주임을 지낸 이가 현재 왕이(王毅) 외교부장이다. 왕 부장에 이어 대만판공실 주임에 오른이는 2012년 외교부 상무부부장(장관급)인 장즈쥔(張志軍)이었다. 장즈쥔 주임은 5년의 임기를 다한 상황이며, 1953년생으로 정년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전국대표대회에서 전인대나 정협 고위직으로의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대만판공실은 11일 류제이 대사의 상무부주임 보임에 대해 '정부장급'(正部長級·장관급) 인사라는 별도 주석을 달았다. 이는 류 부주임이 조만간 장 주임을 대신해 대만판공실 주임으로 승진할 것임을 뜻한다. 향후 중국의 대만정책을 주도할 이가 류제이 부주임인 셈이다.

대만 매체들은 류제이 부주임이 유엔대사시절 강한 발언들을 쏟아냈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며, 향후 대만문제에 있어서도 강성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류 부주임은 지난 2월 시리아 제재안이 유엔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부결된데 대해 미국과 영국이 중국을 비난하고 나서자 "그동안 서방국가들이 중동문제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한번 돌아보라"고 역공에 나선 바 있다. 또한 류 부주임은 최근 핵·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을 상대로 '규탄'(譴責)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고, 미국에 대해서는 '협상 재개'를 주문하는 등 거침없는 언사를 과시해 우리나라에도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류 대사는 1981년 유엔 제네바사무처의 통역관으로 시작해 1987년 외교부 군비감축사(司), 국제사, 미주사 사장, 부장조리에 이어 중앙대외연락부 부부장을 거친 뒤 2013년 8월부터 유엔주재 대사를 맡아왔다. 류 대사의 부인은 외교부 대변인을 지낸 장치웨(章啓月)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