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도 호재"..날개 단 글로벌 증시 연일 고공행진
2017-10-12 15:48
글로벌 증시가 투자들가의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신바람 랠리를 펼치고 있다.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 증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 중이며, 일본 증시는 21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불황 탈출을 알렸다. 이에 질세라 신흥국 증시 벤치마크 지수도 올해에만 25% 이상 치솟으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18% 상승한 2만2872.8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0.18% 오른 2555.24에, 나스닥 지수는 0.25% 오른 6603.5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다수의 정책위원들은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은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기 때문에 보통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연준 위원들이 고용시장 호조 등 미국 경제의 성장궤도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자 투자자들도 이를 호재로 소화했다.
유럽에서는 최근 리스크로 떠올랐던 스페인 카탈루냐의 독립을 둘러싼 우려가 한풀 꺾였다. 대내외적으로 카탈루냐 독립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되자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10일 의회에 독립 선언절차 중단을 요청한 것. 이 소식에 힘입어 11일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는 0.24% 오른 3607.42에 장을 마감했다.
12일 아시아 증시도 상승 흐름을 이어받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0.3% 오름세다. 대만 가권지수는 8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한국 코스피도 이날 0.68% 오른 2474.76에 마감하면서 장중·종가 기준 이틀째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국경절 연휴 이후 사흘 연속 상승하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일 소폭 약세를 나타내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최근 중국 증시는 안정적 성장, 인민은행의 부분 지급준비율 인하 등 증시에 대한 낙관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분석됐다. IMF는 10일 경기 안정, 미국 등 글로벌 경기 개선 등을 이유로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6.8%로 0.1%포인트 상향했다.
인도 증시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11일 인도 센섹스 지수는 역대 처음으로 종가 기준 3만 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제오지트 파이낸셜 서비스의 비노드 나이르 애널리스트는 인도 경제매체 파이낸셜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의 정치적 리스크가 진정되고 미국의 감세 기대감 속에서 글로벌 증시에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인도 증시로도 돈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센섹스 지수는 이번 주 들어서만 3% 가까이 뛰었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신흥국 증시 벤치마크인 MSCI 신흥시장 지수는 올 초 대비 25% 이상 치솟았다. 추가 상승 기대감도 높다. 로버트 마셜 리 뉴슨투자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WSJ에 “전반적으로 신흥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지금 투자하기에 늦었다고 아쉬워하는 투자자들이 있는데 어떤 것이 오르고 있다고 해서 기회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할 경우 글로벌 무역이 감소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울러 카탈루냐 독립, 브렉시트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북한과 이란 등 지정학적 위협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증시를 끌어내릴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