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과학'이어 '뉴라이트사관'까지…논란 커지는 박성진 후보자

2017-08-30 17:56
'건국절 찬동·독재 미화' 文정부 국정철학과 배치…자녀 이중국적 문제·다운계약서 작성 의혹도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후보자로 지명된 소감을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창조과학론'·'뉴라이트 사관'까지 불거지면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둘러싸고 파장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박 후보자에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출입기자들과 만나 "그 문제는 후보자 본인이 어떻게 해명하고 설명할지 봐야할 문제"라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본인에게 해명과 설명 기회가 주어져야한다는 인사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포항공대 교수 시절인 2015년 19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의 독재가 당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을 위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담은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후보자 측은 "해당 보고서는 공학도로서 '산업 일꾼' 양성을 주제로 한 연구용역과 관련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상반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른 자료를 찾아보면서 본인이 실제로 그런 발언을 정확하게 한 것이고 그런 신념을 가졌는지를 확인하는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인이 해명하고 청문회에 임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박 후보자를 추천한 청와대가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면서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사안이 있고 우리가 주체적으로 알아봐야 할 사안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는 "종교의 자유는 헌법상 권한이라 과도한 해석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뉴라이트 사관 문제는 그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가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또 기독교 창조과학 확산 단체로 진화론을 부정하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를 지냈고, 장관 후보 내정 후 논란이 커지자 이사직을 사퇴했다.

이밖에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의 세 자녀 중 차남(15)과 딸(13)은 한국·미국 이중국적 보유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후보자 부인이 2015년 경북 포항시 A아파트 분양권을 매입하면서 세금 탈루를 위해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내놓은 바 있다.

이날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인사난맥이 산 넘어 산이다"며 "대통령은 즉시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대통령 지지자 그룹 밖의 능력 있는 분들에게 눈을 돌리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도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즉각적인 지명철회를 요구한다"며 "두 번은 불찰과 실수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반복된다면 무능이다. 청와대 인사수석은 거듭되는 인사 실패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