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랩, ‘혁신 아이디어 뱅크로... 2012년 이후 180개 과제 수행
2017-08-20 11:03
삼성전자의 C랩(C-LAb)이 ‘혁신 아이디어 뱅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 자사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이 IoT(사물인터넷), 웨어러블, VR(가상현실) 등 2012년 이후 180개 과제를 수행했으며, 이 가운데 136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C랩을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는 C랩 과제 중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선정해 임직원들이 독립해 스타트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는 이어 “C랩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실제로 C랩이 완료한 136개 과제 중 45%가량은 삼성전자의 제품 혁신 등을 위해 활용하고 있으며, 18%(25개) 정도는 스타트업으로 독립시켜 국내 산업 경쟁력 향상에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상무의 말처럼 C랩을 통해 스타트업으로 독립한 기업들은 업계 곳곳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속속 내놓고 있다.
또 점착식 소형 메모 프린터를 개발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전시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던 ‘망고슬래브(MANGOSLAB)’는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제품 판매에 들어간다. 지난해 6월 독립한지 겨우 1년여 만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사의 인력과 돈을 투자해 개발한 과제들을 스타트업으로 독립시키는 것에 대해 내부 역량을 유출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자사의 ‘우군 세력’으로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상무는 “스타트업으로 독립시킬 때 많게는 10억원까지 투자한다”며 “그러나 삼성전자가 새로운 기술을 찾기 위해 산학과제를 진행하고, M&A(인수합병)를 시도하는 비용을 따지면 오히려 적게 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C랩을 통해 독립한 스타트업에 대한 삼성전자의 지분은 최고 25%가량 된다”며 “C랩에서 개발한 기술 라이센스는 삼성전자가 가지며, 이를 스타트업에 유상으로 대여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C랩에서 더욱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이행될 수 있도록 실패율 90%를 목표로 과제를 선정하고 실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C랩 과제의 실패율은 30%대이다.
이 상무는 “10명 중 1명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그런 목표를 이뤄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불가능에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