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14인치 마이크로 LED로 초프리미엄TV 주도..."TCL과 급 다르다"

2024-05-07 15:30
미국·중동 이어 한국에도 선봬
中 QLED TV와 크기는 비슷해도 화질 차이 커
마이크로 LED TV 시장 급성장 본격 대비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스토어 현대 판교점에서 국내 최대 크기의 114인치 마이크로 LED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가장 진보한 디스플레이(화면) 기술인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를 앞세워 TCL 등 중국 TV 제조사와 격차를 벌린다. 미국·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초프리미엄(초고가) TV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마이크로 LED TV 라인업에 89인치, 101인치에 이어 114인치를 추가했다고 7일 밝혔다. 미국·중동 등 해외 주요 시장에는 최근 출시했고, 마침내 국내 시장에도 선보인 것이다.

114인치는 국내에 출시한 단일 화면 TV 가운데 가장 큰 사이즈다. LG전자가 지난해 9월 118인치 마이크로 LED TV(매그니트)를 선보였지만, 북미 지역에만 출시하고 국내에선 판매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최근 국내 시장 공략 채비를 하는 중국 TCL의 QLED(양자점 LED) TV를 압도하는 초프리미엄 TV를 선보인 것으로 해석한다. TCL은 85인치와 98인치에 이어 지난 1일 115인치 QLED TV를 출시하며 프리미엄(고가) TV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중국 경제매체 21세기경제망도 캐나다 인플루언서를 인용해 "세계 소비자들이 초대형 화면과 초고화질을 모두 잡은 115인치 QLED TV에 감탄했다"며 지원 사격을 했다. 그러면서 "TCL TV는 크기가 비슷한 삼성전자 114인치 마이크로 LED TV 가격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TV 업계에선 마이크로 LED와 QLED의 기술 격차가 큰 만큼 중국 TV 제조사의 초프리미엄 TV 시장 진입은 시기상조로 본다. 화면 크기는 비슷해도 삼성전자와 중국 TV 제조사 제품 간 화질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 LED는 100 마이크로미터(㎛) 이하 초소형 LED를 디스플레이 화소로 활용해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면서(자발광) 최상의 TV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백라이트와 퀀텀닷 컬러필터를 활용하는 LCD 기술의 진화형 QLED와 비교해 진정한 검은색(트루블랙)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고, 명암비가 압도적으로 우수한 이점이 있다. 같은 자발광 기술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비교해도 유기 소재를 활용하지 않아 번인(화면변색) 우려가 적고, 화면을 더 밝게 만들 수 있어 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 표현에 유리하다. 

업계에선 LCD TV가 LED TV(QLED 포함)를 거쳐 OLED TV로 진화한 것처럼 OLED TV도 향후 가장 화질이 우수한 마이크로 LED TV로 대체될 것으로 본다. 다만 공정 미세화와 소재 가공의 어려움으로 당분간 대량 양산은 어렵고 초프리미엄 TV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조금씩 확대하며 QLED·OLED TV와 공존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지난해 45만대에서 올해 191만대, 2025년 798만대, 2026년 1354만대, 2027년 1747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관련 매출은 2023년 4400만 달러, 2024년 2억1000만 달러, 2025년 7억1300만달러, 2026년 10억8600만 달러, 2027년 13억9500만 달러로 예측된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급증하는 시기는 2025년이다. 2025년 출하량과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4.4배, 3.4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2020년 12월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더월)를 선보이며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에 제품을 출시하며 내년 시장 급성장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미국·중동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프리미엄 TV 시장이 연평균 14%씩 성장해 2027년 344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삼성전자에 유리한 요소다.

삼성전자 114인치 마이크로 LED TV는 4K+ 해상도(4968 x 2808)와 베젤(화면 테두리)이 거의 보이지 않는 베젤리스 디자인을 갖춰 집뿐만 아니라 회사·전시관 등에서 상업용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를 위해 4개 신호를 동시에 받아서 화면에 표시하는 ‘멀티뷰’ 기능도 추가했다. 컬러필터 없이 자연색에 가장 가까운 색과 명암비를 표시하는 만큼 영상 전문가가 작업용으로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출고가는 1억8000만원으로, 23만7000달러(약 3억2000만원)에 판매하는 LG전자 118인치 마이크로 LED TV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강진선 삼성전자 한국총괄 상무는 "마이크로 LED는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TV의 장점만을 갖춘 궁극의 디스플레이"라며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초고화질 디스플레이의 가치를 알아보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확대하고 초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