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상거래 공룡 아마존이 27일(현지시간)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싱가포르를 택했다. 아마존은 회원제 특급배송 서비스인 ‘프라임나우’로 시간에 쫓기는 충성 고객을 우선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마존은 27일 싱가포르에서 '프라임나우' 서비스를 출시했다. 프라임 나우는 2시간 내 무료 배송을 표방하는 아마존의 유료 회원제 서비스다. 다만 아마존은 싱가포르 첫 상륙이니 만큼 일정 기간 동안 유료 회원이 아니더라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제 싱가포르에서는 누구나 아마존의 프라임나우 어플에 접속해 등록된 수만 가지 제품 중 40싱가포르달러(약 3만3000원) 이상을 장바구니에 담아 주문하면 2시간 안에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1시간 내 배송을 원하거나 총 주문 금액이 40싱가포르달러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배송비가 추가된다.

아마존 측은 싱가포르의 인구밀도가 높고 아마존의 사이트가 공식 론칭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이 같은 전략을 짰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서비스 런칭에 앞서 싱가포르의 유명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에게 포스팅을 대가로 프라임나우의 랜덤 패키지를 발송하는 SNS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아마존의 동남아 진출은 지난해부터 예상됐다. 동남아시아의 여타 국가에 비해 싱가포르는 비교적 소득이 높고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는 점에서 동남아 진출의 첫 후보지로 자주 언급됐다.

아마존은 싱가포르를 발판으로 동남아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방침이어서 한발 앞서 현지에 진출한 중국 알리바바와 대격돌이 예상된다. 

동남아는 6억 인구를 보유한 데다 인프라 개발과 함께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최근 구글과 싱가포르 투자업체인 테마섹이 공동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동남아의 인터넷 경제는 전자상거래가 주축이 되어 2025년 2000억 달러(223조원)까지 급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알리바바는 미리 동남아에 지출해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작년에는 싱가포르 소재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자다(Lazada)의 지배 지분을 인수했다. 라자다는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2300만 명에 이르는 액티브 구매자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리바바가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업체인 도코피디아(okopedia) 인수를 고려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퍼블리시스미디어의 이코노미스트인 켄 만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알리바바와 아마존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