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 계열사 상근감사제 폐지 … 감사위원회 체계로 개편

2017-02-22 19:31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삼성그룹 소속 금융계열사(생명·화재·증권·카드)들이 상근감사를 폐지키로 했다. 대신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순수 감사위원회로 체계를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관 출신 인사가 선임되는 낙하산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22일 "내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상근감사를 폐지하는 안건을 논의·결정하고 3월에 열릴 정기 주총 안건으로 올린다"고 말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업무와 회계 감사를 위한 감사 체계를 둬야한다. 독립적 1인 감사 체제와 사외이사 중심의 감사위원회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한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은 지금까지 감사위원회 체제 속에 외부 출신의 상근감사를 두고 있었지만 이번에 아예 이를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다음달 주총을 거쳐 상근감사 제도가 폐지되면 감사위원회는 순수 사외이사 중심으로 재편된다. 감사 업무의 의사결정은 감사위원회가 맡고, 내부 출신 실무자인 감사실장이 감사위원회를 보좌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삼성 금융계열사는 감사위원회가 상근감사 중심의 사실상 1인 체제로 작동했고, 관 출신 인사가 선임되는 낙하산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이같은 삼성의 움직임은 최근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는 등 최순실 게이트로 창사 이래 최악의 악재를 털어내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기 대선과 새 정부 출범이 가시화하고 있어 오해를 살 만한 정부 당국과의 연결 고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예년보다는 다소 늦어졌지만 3월 24일이 '삼성 주총 데이'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