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 청담동 시대' 열리나… 삼성생명, 청담동에 사옥 신축 중

2015-11-23 15:18
-지하8층·지상16층 규모… 2018년 1월 완공 예정

삼성생명보험주식회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3번지외 10필지에 지하8층, 지상 16층으로 업무 및 시설 건물을 짓고 있다. 총 면적 4만2455제곱미터(㎡), 대지 면적 4749㎡, 건물 면적 2334㎡ 규모다.[한아람 기자]


아주경제 윤태구·김지나·한아람 기자= 삼성생명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본사 건물을 매각하고, 강남구 청담동에 보유한 토지에 또 하나의 사옥을 신축한다. 오는 2018년 완공 예정인 이 건물은 향후 삼성생명 본사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로써 삼성생명을 축으로 한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본격적인 삼성 청담동 시대가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보험주식회사는 지난 6월30일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3번지외 10필지에 지하8층, 지상 16층으로 업무 및 시설 건물을 짓고 있다. 총 면적 4만2455제곱미터(㎡), 대지 면적 4749㎡, 건물 면적 2334㎡ 규모다.

이 땅은 삼성생명이 지난 2012년 매입한 것으로, 건물 완공 예정일은 2018년 1월31일이다. 현재 삼우건축사사무소가 설계를,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참여한 상황이다. 삼성생명은 앞서 이곳 일대를 매입한 이후, 상황을 살피다 최근 본격적으로 사옥 신축을 결심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곳은 자산운용의 일환으로, 임대용 오피스 시설이 주 목적"이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삼성생명 건물이 들어설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공사에 들어간 지난 6월 이전부터 주변 부동산 가격 역시 많이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청담 사옥이 완공될 경우, 공식적으로 태평로 본사(현 주소지는 중구 세종대로 55) 매각 의사를 밝힌 삼성생명뿐 아니라 본사 이전이 거론되는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또다른 금융 계열사도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 단 완공 시기까지 2년여 시간이 있는 만큼 여러 안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생명은 중구 세종대로 55에, 삼성증권과 삼성카드는 세종대로 67에 위치한 본사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그룹 역시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근무하던 디자인경영센터의 디자인·연구 인력을 차례로 우면동 서울 연구개발(R&D) 캠퍼스로 이전하는 등 오는 26일을 기점으로 그룹 계열사 사옥 이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삼성카드 역시 일단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이동을 시작할 전망이다. 삼성증권과 삼성카드가 빠진 자리에는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도 태평로 사옥이 팔리는 대로 서초사옥으로 이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태평로 본사를 매각한 이후에도 임대 형태로 현재의 자리에 남아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른바 '셀앤리스' 형태로 남는 셈이다. 이럴 경우, 삼성생명 본사 건물 매각은 여유를 두고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삼성물산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본사 이전을 계획하는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현재의 삼성카드 및 삼성증권과 자리를 맞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물산 상사부문 인원은 약 1000명이고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인원은 약 1200명 선으로, 서로의 집(?) 교환이 가능하다. 또 이전 비용 역시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와 맞닿아있다.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이 청담동 사옥으로 집결할 경우, 전자 계열사 중심의 서초 사옥 외에 금융 계열사가 있는 청담 사옥을 중심으로 한 또다른 축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 들어서며 그룹차원에서 계열사 매각,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등 조직 슬림화 및 구조개편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방산 및 화학 계열사를 정리하고 IT·전자와 금융, 바이오사업 3개의 축으로 하는 계열사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보험주식회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3번지외 10필지에 지하8층, 지상 16층으로 업무 및 시설 건물을 짓고 있다. 총 면적 4만2455제곱미터(㎡), 대지 면적 4749㎡, 건물 면적 2334㎡ 규모다.[한아람 기자]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화재 자사주를 잇따라 매입하는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것이란 이야기도 돌고 있다.

이 부회장이 금융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은 만큼, 향후 그룹내 금융 계열사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삼성생명이 현재 강남 일대에 투자용 부동산 형태로 보유한 곳은 서초 사옥과 현재 신축중인 청담 사옥을 비롯해 강남구 일원로 81, 강남구 삼성로 512, 강남구 언주로30길 26, 서초구 강남대로 299, 강남구 테헤란로 424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