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혼란에도 성희롱은 여전…고용부 고위공무원, 여직원에 수치심 유발 메시지

2016-11-18 22:03
고용부, 가해자는 놔두고 피해자만 다른 부서로 보내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혼란스럽지만 성희롱은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엔 정부 부처다. 

18일 고용노동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고용부 고위공무원(1급) A실장은 같은 부서의 여성 사무관(5급) B씨를 상습적으로 성희롱했다. A실장은 B사무관에게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수차례 남겼다.   

상관의 성희롱을 견디다 못한 B사무관은 지난주 고용부 운영지원과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고, A실장이 B사무관에게 사과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사태는 이후 더 심각해졌다. 고용부가 지난 14일 성희롱 가해자인 A실장을 놔두고, 피해자인 B사무관을 다른 조직으로 전보조치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사건의 특수성을 감안해 일단 가해자와 피해자를 격리하기 위함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직원들 대다수는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며 "비슷한 피해 사례들을 언론에 제보하는 등 차제에 성희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용부는 "B사무관의 진술과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잘못된 행동이 드러나면 관련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시행·감독하는 주무부처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