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의약품규제수준 국제化…제약사 수출 길 트인다

2016-11-14 18:12
ICH 가입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여건 변화 기대…무역 흑자 추세 가속화 여부 주목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 의약품 시장 진출이 한층 탄력받을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손문기)는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2016년 하반기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정기총회’에서 정회원으로 공식 가입했다고 14일 밝혔다. 의약품 규제당국으로서는 미국, 유럽위원회(EC), 일본, 스위스, 캐나다에 이은 6번째다.

ICH는 의약품 안전성, 유효성, 품질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개정하는 의약품 규제분야 국제협의체로, 정회원 가입을 위해선 의약품 허가·심사, 사후관리 체계 등 의약품 규제가 선진국 수준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식약처는 향후 해외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일부 허가요건 면제, 허가기간 단축 등 ‘ICH 회원국 프리미엄’을 누리고, 국제 의약품 규제 방향과 수준을 결정하는 데에도 국내 입장을 적극 반영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제약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점차 활발해졌다. 식약처와 회계법인인 삼정KPMG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수출규모 9156억원, 수입규모 8353억원으로 집계돼 최초로 무역 흑자를 달성하면서 내수산업에서 수출 산업으로 전환되는 시기를 맞았다.

의약품 산업은 수출규모 3.3조원, 수입규모 5.5조원이지만, 전년대비 수입규모는 1.8%, 수출규모는 31.4% 증가해 무역 적자 규모가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이 제약바이오 산업에 발을 들이면서 국내 의약품산업 성장률이 9.9%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식약처의 ICH 가입은 제약사들의 해외수출 규모 확대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서 식약처는 ICH 가이드라인을 번역, 제공하고, 중남미 등 해외국 의약품 특허제도 정보를 공유하는 등 제약사 해외시장 진출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식약처는 “이번 ICH 가입으로 선진국과 대등한 국제적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수출장벽이 완화돼 해외시장 진출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도 “2014년에도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에 가입해 수출을 넓혀나가는 것에 도움이 됐다. 이번 ICH 가입 역시 최근의 수출 규모 증가를 더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