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전세계 보수의 물살…"트럼프 승리는 우파의 승리"
2016-11-10 12:12
국경, 주권, 통제를 원하는 민심의 반영…정치 엘리트에 대한 반감
유럽 등 극우주의 정당들 '환영' …"강한 지도자 원하는 흐름 반영"
유럽 등 극우주의 정당들 '환영' …"강한 지도자 원하는 흐름 반영"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지난 여름 브렉시트에 이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전세계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모든 전문가들의 예측이 빗나간 가운데, 트럼프의 당선이 전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보수의 거친 물살을 대변한다고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 "국민들은 국경·주권·통제 원해" …트럼프 당선은 전세계적 현상 반영
"트럼프의 승리는 전세계적인 우파 부상 현상이 미국에서 나타난 것이다"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대선일 다음날인 9일(현지시간) 이같은 제목으로 트럼프 시대를 분석했다.
스티브 배넌은 선거 전 주 라디오에 출연해 "나는 대부분의 기득권 인사들이 이같은 움직임(트럼프 지지)가 얼마나 강력하지 깨닫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전체적인 움직임은 세계적인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럽의 포퓰리스트 정당들의 부상과 트럼프의 인기는 같은 맥락 속에 놓여있다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국가가 좀더 통제력을 가지기를 원하며, 국가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면서, 국경과 주권을 가지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것은 어느 한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유럽의 트럼프' 꿈꾸는 극우주의 정당들…"민심 강력한 리더십 원해"
트럼프의 승리는 부패한 기존 정치 시스템과 엘리트에 대한 분노, 그리고 이를 해결해줄 강하고 강력한 리더에 대한 열망이 만들어 낸 것이며, 이것이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전세계 곳곳에서 민중의 분노와 절망을 읽어내지 못하는 기존의 정당들은 무너지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포퓰리즘, 고립주의 표방 정당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트럼프의 승리는 또한 내년 선거에서 승리를 꿈꾸고 있는 유럽의 우파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브렉시트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트럼프 옹호자이기도 한 영국독립당(UKIP) 당수 나이젤 파라지(Nigel Farage) "2016년은 두 개의 거대한 정치 혁명이 일어난 해가 될 것이다. 브렉시트는 컸지만 이것(트럼프 당선)은 더 큰 사건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하면서, 언론과 여론조사가 민심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창당인인 장 마리 르펜 역시 트위터를 통해 "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새로운 대통령 당선과 미국 국민의 자유를 축하합니다!"라는 축하메세지를 남겼다.
미국 선거일 이전부터 마리 르펜은 "내가 미국인이라면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며 트럼프 지지의사를 밝혀왔다. 국민전선의 부대표인 플로리앙 플리보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세상은 흔들리고 있으며, 우리의 세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네덜란드 극우파 정당의 대표인 헤이르트 빌더르스를 비롯해 그리스의 신나치당인 황금새벽, 독일의 극우세력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 (AfD) 역시 트럼프의 승리를 "역사적인 기회"라고 평가하며 환호했다.
WP는 전세계적으로 반자유주의 반동주의가 러시아, 터키, 인도, 필리핀에서 지지를 얻고 있으며, 이제는 유럽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는 이같은 역사의 변화의 최전선에 서있으며, 각자의 위치에서 트럼프가 될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