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2년 된 이란 원정 무승 깨기 위한 조건들

2016-10-11 11:33

[이란과의 월드컵 예선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경기장에서 축구대표팀 손흥민, 구자철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새 역사에 도전한다. 42년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이란 원정 첫 승을 노린다. 여러 개의 산을 넘어서야 한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오후 11시45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홈팀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을 치른다.

이란과 한국은 A조에서 2승 1무로 각각 1,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란은 3경기에서 3골을 넣고 무실점을 하며, 6골을 넣고 4골을 내준 한국에 골득실에서 한 골 앞서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 10경기 중 가장 힘든 경기가 이란 원정이다. 1974년 9월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첫 원정 경기를 펼쳐 0-2로 패한 이후 한국은 테헤란에서 역대 2무 6패로 매우 고전했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9승 7무 12패로 뒤처져 있다. 최근 흐름도 좋지 못하다. 이란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37위로, 47위의 한국보다 높다.

이란 원정 첫 승이라는 새 역사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부 변수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조2위를 달리고 있지만, 현재 슈틸리케 감독은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7일 이란 원정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출국하기 전 가진 인터뷰에서 “아직 대표팀에 대한 많은 우려와 질책이 있는 것을 보니깐 이란에 가지 말아야 할 것 같다"는 발언을 했다.

3경기에서 승점 7점을 얻으며 조2위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경기 내용에 대한 팬들과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자 슈틸리케 감독이 내 논 반응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말이었다.

최종예선 시작 전까지만 하더라도 슈틸리케 감독의 별명 중 하나는 ‘갓틸리케’였다. 무패 행진을 펼치며 많은 찬사를 받았다. 달콤했던 허니문은 끝났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외부의 시선에 신경쓰지 말고, 자신의 생각한 축구를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

이란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한국 선수단 흔들리게 나섰다. 구자철이 독일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테헤란은 일반적인 도시는 아니다. 사람들은 내게 친철 하지 않았다. 집과 건물에는 창살이 있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이란 언론은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구자철이 테헤란은 감옥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며 슈틸리케 감독에게 따졌다. 이란 언론은 구자철의 인터뷰에 자신들이 원하는 살을 붙이며, 교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말려 들어서는 안 된다.

앞선 최종 예선 3경기는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면 이란과의 4차전은 비기기만 해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3경기에서 6골을 실점한 수비의 보안이 중요하다. 3차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퇴장 당한 홍정호(장쑤)가 뛰지 못하는 가운데, 수비 조직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과제다.

공격에서는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토트넘)의 공격력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카타르전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준 김신욱(전북)의 활용 방안도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