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올해 부담금이 20조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부담금 사용처가 실제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기획재정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윤호중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부담금은 20조1203억원이다.

부담금은 특정 공익사업 경비를 충당할 목적으로 부담금관리 기본법 및 각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금전지급의무로 ’준조세‘라고 불린다. 지난 2012년 이래로 올해까지 4조4446억원 준조세가 늘었고, 증가율이 22%에 달한다.

부담금이 증가한 것은 담뱃값에 포함된 국민건강기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담배값 인상 당시 금연효과(-34%)에 따라 담배반출량을 28억6440만갑으로 예상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실제 지난해 담배반출량은 33억3000만갑으로 기재부가 주장했던 만큼 34% 금연효과는 없었다. 부담금은 기재부 예상보다 더 늘어난 셈이다. 올해 상반기 담배반출량은 18만갑 수준으로 금연효과는 12%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부담금은 공익사업에 드는 경비를 해당사업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이나 법인에게 부담을 시키는 것인데. 실제 부담금 지출은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는 부분이다.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흡연자를 비롯한 국민건강사업에 우선 투입돼야 하는 재원인데, 상당부분이 건강보험가입자지원, 연구개발(R&D), 정보화 등에 사용됐다.

전력산업기반기금부담금의 경우 전기사용자를 대상으로 전기요금 3.7%를 적용해 지난해에만 2조1466억을 거뒀다. 또 국내무연탄산업지원, 인력양성, 홍보사업 등 납부자와 관련 없는 사업에 지출했다.

정부는 내년에도 89개 종류의 부담금을 통해 20조414억원 거둘 예정이다. 올해 20조가 넘는 부담금은 국민 1인당 40만원에 해당하는 준조세를 납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윤 의원은 “부담금이 국민에게 막대한 부담을 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국회 동의를 받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부담금 요율 조정과 운영에 대해서도 국회 예결위원회 내 별도 소위를 만들어서 점검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